부모님이 오신단다.
손주들 보시겠다고.
장거리 비행에,
좋지 않은 허리,
게다가 코로나까지
녹록한 것 하나 없는데,
그래도 오시겠단다.
하나 좋은 조건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데,
도리어 염려보다는
기대하고 계신다.
잘 이해가 안되었다.
곰곰이
몇 번을 생각해보니
이제야 알겠다.
손주들을 향한
그 분의 사랑이
더 크기 때문이었다.
두려움은 잘 사라지지 않는다.
상황도 쉬이 변하는 법이 없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늘 여전하다.
이런 것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이겨내는 것은 어렵다.
그런데,
다른 것을 바라보면,
다른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다.
다른 것에 더 크게 휩싸이면,
다른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사랑이 크면,
두려움을 이긴다.
사랑하는 이가 내 눈에 들어오면,
어려움은 티끌만치 작아진다.
어머님을 보니,
이제야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