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연애, 결혼은 인생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영역인 것 같다. 사람에게서 이걸 빼놓고 생각할 수가 있을까?
단순히 섹슈얼한 본능의 차원을 넘어서서, 신뢰를 쌓고 둘 만의 추억과 관계를 만든다는 게 정서적으로도 사람을 더 성숙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그런데 현대의 '이상형'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몸매가 좋고 얼굴이 괜찮고 돈을 잘 벌고 멋진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이상형으로 꼽는다는 게, 그게 맞는 걸까?
이상형과 만나서 연애나 결혼을 하는 사람도 있고, 전혀 그렇지 않은 생뚱맞은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이상형이라는 건 단순히 내 경험과 데이터를 근거로 만든 이상적인 형태에 불과하다. 그래서 경험과 데이터가 많을수록 더 디테일하게 잡을 수 있는 것이고, 많이 만나보라고 하는 의견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연애 상대를 고를 때 이상적인 형태인 사람인지를 보는 것보다는 함께 이상향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향이란 이상적인 '방향'이다. 형태와는 다르다. 형태는 그냥 그 사람의 조건을 보는 것에 가깝다면 방향은 그 사람과 나의 관계성을 보는 것에 가깝다.우리 사이에서 무엇이 만들어지고, 무엇을 만들어갈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끼리끼리',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린 자연스럽게 잘 맞고 잘 어울리는 사람들과 가까운 인연을 맺으며 살아가게 된다. 부정적인 의미로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의미로서.
그래서 저 사람이 나랑 '잘 어울리는 사람'인가? 라는 기준이 상대를 고를 때 더 효과적이고 자연스럽고 본질에 맞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더 빛나게 해 줄 수 있고, 반대로 나도 그 사람을 더 빛나게 해 줄 수 있는지. 함께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사람이 맞는지(추구하는 방향이 같은지), 우리만의 관계성을 만들어갈 수 있는지(상호보완적 관계가 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기준을 가지고 상대를 봐야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허우적대며 하지 않아도 될 경험을 할 필요가 없어지고, 남과 자신을 비교할 필요도 없어지고, 오롯이 나 자신과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 인연은 그렇게 맺는 것이 좋다.
그런 기준이 없이 그저 이상형인지만을 따지다 보면 정말 다양하고 복잡한 고통스러운 상황과 관계성이 많이 만들어진다. 그것 또한 인생의 재료라고 할 수 있지만, 나는 다시 돌아간다면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