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 일출봉 오션뷰가 끝내주는 억새맛집 <용눈이오름>

by 글짓는 사진장이



아는 사람들은 다들 알겠지만 '오름'이란 건 제주도 말로 '작은 산'을 의미한다. 실질적으로는 말만 산이지 대개는 언덕 정도 규모인 곳들이 많다. 몇 개 가보지도 않은 주제에 그래서 나는 '오름' 하면 눈을 내리깔고 아래로 내려다보는 다소 건방진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용눈이오름을 만났다. 큰딸이 한번 가보고 싶은 여행지라며 추천한 덕분에 가보게 된 거다. 새내기 직장인이다 보니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느라 큰딸은 4박5일로 계획한 이번 제주 기족여행에서 어렵게 반차까지 보태 2.5일만 함께 할 수 있는 휴가를 냈는데, 그런 큰딸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가고 싶다는 곳을 추천받아 1순위로 배정한 거였다.



"잘못하면 말 뒷발질에 걷어채일 수도 있대용 ㅋㅋ"

앞서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동료 직원으로부터 얻어들은 얘기라며 큰딸이 이같은 설명 아래 용눈이오름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을 때 그래서 우리 가족은 두말없이 동의를 했다. 일반적으로 여행지를 선택할 땐 대충이나마 그곳이 어떤 곳인지 사전조사를 거쳐 가부를 가리곤 해왔지만, 용눈이오름은 따로 아무 것도 알아보지 않은 까닭도 그래서였다.



그게 실수였다. 내심 속으로 '지까짓게 그래봐야 오름이겠지 뭐' 하는 생각으로 가볍게 발걸음을 했는데, 그게 불찰이었다. 비록 그날 내가 몸살기가 있어 컨디션이 엉망진창이긴 했어도 앞선 경험들을 통해 알고 있던 오름들과는 규모 면에서 큰 차이가 있었고, 덕분에 나는 까딱했으면 중간에 오르기를 포기할뻔 했다. 가이드북에는 15분 남짓이면 오를 수 있다고 나오는데, 몸살기가 있었던 내 몸 컨디션 탓도 있었겠지만 최소 30분 이상, 내 경우 느낌적인 느낌으론 거의 1시간 정도는 걸려 올라간 듯하다.


해발 247.8m, 높이 88m, 둘레 2,685m, 면적 40만 4264㎡에 달한다는 용눈이오름은 입구 주차장에서 마주친 첫 인상만으로도 오름이라기보단 산이라는 느낌이 더 강했다. 용이 누워 있는 모양 혹은 산 한가운데가 크게 패어 있는 것이 용이 누웠던 자리 같다고 하여 용와악(龍臥岳), 용이 놀았던 자리라는 뜻을 담아 용유악(龍遊岳), 용의 얼굴같다 하여 용안악(龍眼岳)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려왔다. 지금은 위에서 내려다 보면 화구의 모습이 용의 눈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용눈이오름으로 주로 불리고 있단다.



송당에서 성산 방향으로 가는 중산간도로 3km 지점에 자리잡고 있는데, 산봉우리 거의 전부를 억새가 뒤덮고 있어 햇빛이 비칠 때면 은빛 물결이 출렁거려 황홀한 풍경을 연출한다. 그 풍광이 아주 매우 많이 아름다워서 결혼 시즌이면 스몰웨딩 촬영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사유지임을 강조하는 안내표지판이 여기저기 걸려있는 걸 볼 수 있는데, 그래서 그런가 초원 여기저기에 말들을 풀어놓고 아주 자유분방하게 키우는 모습도 이채로웠다.


용눈이오름을 오르다 보면 중간중간 마주치는 사람 하나 겨우 통과할 수 있도록 만든 중간게이트들도 아마 말들이 산 위까지 오르는 걸 막기 위한 장치 아니었나 싶다. 지역이 너무 광활하다 보니 자칫 기르는 소중한 말이 경계를 이탈할 수도 있겠다 싶어 말에게 최대한 자유를 주되 일정 범위 안에서만 뛰놀 수 있도록 말 주인 입장에선 나름 많은 신경을 쓴 것일 거다.



날씨가 좋은 날 정상에 올라서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성산 일출봉과 우도가 내려다 보인다. 내가 간 날은 하늘빛이 그리 좋지 않았었는데, 날 좋을 때 해뜰 무렵 그 위에 서면 아마 세상에 보기 드문 멋진 풍경화 한 폭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판단된다. 그만큼 전망이 탁 트인 게 거의 지리산급 큰 산이나 올라가야 나올까 말까한 시원한 뷰가 펼쳐진다는 얘기 되시겠다.


주차장이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 여행객들이 많이 몰리는 시즌이면 주차공간이 부족할 수도 있으니 유념해야 하고, 주차료와 입장료 모두 무료에 24시간 개방이니 가고 싶을 때 아무 때나 편하게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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