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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Aug 19. 2024

3대 53년 전통 울진대게 맛집, 원조대게후포리

수요미식회 등 방송국놈들이 앞다퉈 맛집이라 '게거품' 문 그곳



무려 3대에 걸쳐 53년 간 이어져 내려오는 맛집이라고 했다. 수요미식회 등 수많은 방송국놈들이 앞다퉈 찾아와선 경쟁적으로 울진대게 맛집이라 '게거품'을 문 곳이라고 했고, '살수율'인가 뭐시기인가가 높아 살이 꽉 찬 실속있는 대게들을 영접할 수 있는 걸로 정평나 있는 맛집이라고도 했다. 울진대게 전문점 원조대게후포리 얘기다.


슈퍼에서 파는 게맛살이 사실은 게로 만든 게 아니라는 사실조차 SNS질을 시작한 뒤 맛집들에 조금, 아주 조금 관심을 갖게 된 덕분에 겨우 알게 된 나 따위가 애당초 그런 걸 알 리가 없었다. 그건 전적으로 평소부터 맛집 좋아하고, 딸들에게 맛난 거 사먹이는 걸 지상의 낙으로 알고 살아온 우리 마눌님 정도나 돼야 알 수 있는 것들이었다.


평소 어딜 여행하러 가건간에 여행지에 대해서는 내게 거의 전권을 일임하는 게 우리 마눌님 스타일인데, 그런 마눌님이 가끔 한 번씩 내게 들이대는 일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맛집  제안이었다. 입이 짧은 편인 나보다는 아무래도 맛에 대한 식견이 한 수 위임을 잘 아는지라 그런 경우 나는 거의 백퍼센트 그 제안을 수용해오고 있는데, 올해 여름휴가 가족여행을 울진 쪽으로 가보자고 얘기했을 때 우리 마눌님이 내게 들이민 제안이 바로 이 3대 53년 전통을 가졌다는 원조후포리대게 한 번 가보자는 거였다.






사설이 너무 길었는데, 그런 연유로 우리 가족은 여행 둘째날 첫 일정을 이곳에서 시작했다. 일반음식점들보단 훨씬 이른 편인 아침 9시에 문을 연다는 사전정보를 토대로 첫 여행일정 겸 아침밥을 이곳에서 해결하기로 한 것. 하루 시작을 맛난 밥으로 개시하는 건 그날 하루를 즐겁게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란 생각도 있었다.


도착해 보니 원조대게후포리는 소문난 맛집답게 어항 규모부터가 남달랐다. 울진대게와 붉은 홍게, 킹크랩 등이 종류별로 어항들을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그 중간중간에는 '수율보장 수율 100%'라는 안내문구들이 곳곳에 붙여져 울진대게 품질에 대한 이 집 사장님의 은근한 자부심을 뽐내고 있었다.


비록 문외한이긴 하지만 아닌게 아니라 눈으로 대충 훑어본 것만으로도 제법 튼실한 대게들이란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는데, 나중에 찜요리로 식탁에 오른 걸 보니 정말 속이 꽉 찬게 지금까지 먹어본 대게들 가운데 단연 첫 손가락에 꼽아도 좋을 만한 품질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왔다.






덕분에 네 식구가 모처럼 허리띠 풀어놓고 맛나게 대게 파티를 즐길 수 있었는데, 평소 맛난 음식이라면 먹방 유튜버 뺨치는 실력을 발휘하는 큰딸이 특히 "정말 맛있닷!" 하고 감탄사를 연발해 아침밥 한 끼에 24만원이나 되는 거금을 투자한 보람을 느끼게 만들어줬다.


대게를 먹을 때 영혼의 단짝처럼 붙어다니는, 그래서 맛 안 보고 넘어가면 아주 매우 많이 서운한 게장볶음밥도 재료가 좋아서 그런가 '존맛'이었고, 전날 마신 술 해장도 할 겸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이 땡겨 주문한 홍게라면도 일반 라면이라면 절대 내기 힘든 깊은 국물맛을 선사함으로써 먹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음식맛도 그렇고 울진대게 품질도 모두 마음에 꼭 들었지만, 딱 한 가지 불만스러웠던 건 장사속이 너무 들여다 보이는 일부 직원들 태도였다. 눈앞의 작은 이익을 위해 너무 근시안적으로 손님을 대하는 모습에 살짝 눈살이 찌푸려졌는데,  진짜배기 장사꾼은 이문을 남기는 게 아니라 사람을 남긴다는 금과옥조 같은 말씀을 명심해서 3대를 넘어 4대, 5대까지 오래도록 장사할 생각으로 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울진군 후포항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원조대게후포리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문을 연다. 바로 앞에 대규모 공영주차장이 위치해 있어 주차하기도 매우 편리한 편이며, 식사 후엔 도보로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TV 프로그램 '백년손님'에 나왔던 후포리벽화마을도 있으므로 소화도 시킬 겸 산책을 한 번 즐겨봐도 좋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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