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37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백종원 3대천왕 이북식 만두 맛집, 대전 개천식당

by 글짓는 사진장이 Dec 26. 2024
브런치 글 이미지 1
브런치 글 이미지 2
브런치 글 이미지 3


이북식 만두 맛집으로 전국구급 유명세를 타고 있는 대전 개천식당은 1950년 장사를 시작한 70년 넘는 역사를 간직한 노포 맛집이다. 평안남도 개천 출신 '왕할머니' 백옥실 사장님이 민족의 비극 6.25전쟁 때 피난차 대전까지 내려왔다가 생업을 위해 지금 위치에서 장사를 시작하셨단다.


처음엔 왕할머니 고향인 개천에서 유명한 국수 류를 팔았는데, 그래서 식당 이름도 개천식당으로 지었다. 그러다가 개천 인근 평양 스타일의 평양식 만두도 함께 팔기 시작했고, 마이카 시대가 열릴 정도로 우리나라가 좀 먹고 살만해진 1990년 이후부터는 국수보다 만두 매출 비중이 훨씬 높아지면서 만두 맛집으로 대전지역에서 이름을 날리게 됐다.


특히 지난 2016년 백종원의 3대천왕에 이북식 만두 맛집으로 소개된 뒤로는 대전지역을 넘어 전국구 맛집으로 거듭났다. 백종원의 인지도에 3대천왕이라는 타이틀까지 더해진 데다가 그동안 이 개천식당을 즐겨찾아온 단골들의 입소문까지 얹혀지다 보니 방송 이후로는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아주 매우 많이 유명한 맛집이 된 것.


대전 개천식당을 찾아갔을 때 내가 받은 첫 인상은 '참 한결같이 맛 하나로 승부를 거는 집인가 보구낫!' 하는 거였다. 저 유명한 백종원의 3대천왕씩에나 소개된 전국구 유명맛집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관에서 보여지는 첫 인상은 동네 분식점 같은 데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함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브런치 글 이미지 5
브런치 글 이미지 6
브런치 글 이미지 7


다른 방송 소개 맛집들의 경우 몇십 미터 밖에서 봐도 보일 정도로 큼지막하게 '나 이렇게 방송에까지 소개된 유명한 맛집이얏!' 하고 어깨에 힘을 빡 주는 경우가 열에 여덟아홉인데 반해, 대전 개천식당의 경우 나처럼 맛집 소개차 사진을 찍으려 열심히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사람 아니면 못보고 지나칠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만 방송 출연 사실을 숨기듯 수줍게 붙여놓은 느낌이었다.


가장 중요한 맛은 평양냉면처럼 좀 슴슴한 느낌이었다. 숙주와 두부, 배추김치 등 평범한 재료들을 사용해 겉모양 역시 좀 엉성하다 싶을 만큼 그닥 예쁘지는 않았는데, 찜기에 찌는 일반 만두와는 달리 이북식으로 물에 삶아낸다는 이 집 만두는 평양냉면처럼 처음 먹을 땐 이게 무슨 맛이지 싶다가 돌아서면 다시 먹고 싶다는 그리움 같은 게 밀려드는 그런 맛이었다.


그래서 이곳 개천식당을 찾는 사람들 중엔 그 맛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평양냉면보다는 함흥냉면이 더 맛있다는 사람들도 많은 것처럼 이북식 만두보다는 이남식 만두가 더 맛있다고 느끼는 건데, 사람 입맛이라는 게 원래 어린 시절부터 먹어온 익숙한 맛에 더 호의적으로 반응한다는 걸 감안하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북식 만두에 익숙치 않은 분들은 방문 시 참고하시라는 얘기되시겠다.


내 경우 이 집 만두국과 찐만두도 나름 맛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군만두가 좀 더 맛이가 있었다. 원래 튀기면 고무신도 맛있다는 말도 있을 정도이니 기본적으로 맛있는 만두를 튀기기까지 했다면 그건 아주 매우 많이 맛있을 수밖에 없는게 당연하다고 판단되긴 하지만.


대전 개천만두 맛을 더더욱 북돋워줬던 건 기본반찬으로 나오는 총각김치였다. 만두의 슴슴한 맛을 총각김치가 멱살을 잡아 끌어올리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남식 만두에 익숙한 나 같은 사람 입맛에는 이 매콤하면서 감칠맛 나는 총각김치가 더해지자 '존맛'이었던 만두맛이 '대존맛'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사장님인지 직원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테이블 사이를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새로운 주문이 추가될 때마다 앞뒤 쪽 주방을 향해 "여기 만두국 하나 추가욧!", "여기 군만두 1인분도 추가욧!" 하고 여장부스런 스타일로 식당 운영을 진두지휘하시는 분의 존재 역시 음식맛을 더해줬다. 주군 유비의 아기를 품에 안은 채 조조의 백만대군 한가운데 던져진 맹장 조자룡처럼 어떤 힘든 상황 속에서도것같은소중한 만두를 꼭, 반드시 지켜주실 것같은 믿음이 일었다고나 할까.


브런치 글 이미지 8
브런치 글 이미지 9
브런치 글 이미지 10
브런치 글 이미지 11
브런치 글 이미지 12


이북식 만두 맛집이자 백종원 3대천왕 맛집이기도 한 대전 개천식당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30분까지 문을 연다. 대전중앙시장 입구 골목길에 자리잡고 있다 보니 따로 전용주차장은 없어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데, 내 경우 아무 생각없이 가까운 빌딩 지하주차장으로 냉큼 들어갔다가 한 시간도 안돼 4천원이나 되는 주차요금을 물기도 했더랬다. 차를 갖고 가실 분들은 공영주차장을 찾아 주차하는게 사악한 주차요금 폭탄을 피하는 방법이니 꼭 참고하시기 바란다.


#대전개천식당 #대전백종원3대천왕맛집 #대전이북식만두맛집 #대전만두맛집 #대전중앙시장맛집 #글짓는사진장이 #전라도찍GO팔도맛보GO

이전 11화 '존맛' 굴보쌈에 줄서는 종로 피맛골 맛집 최부자보쌈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