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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장시장 녹두빈대떡 원조맛집, 박가네빈대떡

by 글짓는 사진장이 Jan 0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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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장시장 하면 먹자골목 내 녹두빈대떡과 김밥(일명 마약김밥)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늘 소개하는 박가네빈대떡은 그중에서도 여행객들이 가장 즐겨찾는 대표맛집 가운데 하나이다. '광장시장녹두빈대떡맛집'이라는 검색어로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다이닝코드 빅데이터 추천순위 TOP 20에 '순희네'와 더불어 나란히 1~2위로 뜰 정도로 빅데이터란 녀석이 주목하는 먹자골목 대표급 맛집이기도 하다.


박가네빈대떡은 일단 그 위치부터가 광장시장 먹자골목을 찾는 여행객들로부터 필연적으로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센터'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 먹자골목은 중앙광장 격인 교차로를 중심으로 크게 네 방향으로 나뉘어 있는데, 박가네빈대떡은 그 중 센터 위치에 해당하는 중앙광장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앉아 어떤 방향에서 오건간에 반드시 그 앞을 거쳐가야만 하는 요충지를 점하고 있다.


한 번 먹어본 사람은 반드시 또 찾을 만큼 중독성이 강하다 하여 한때 일명 '마약김밥'이라고까지 불렸던 김밥을 비롯해 떡볶이와 튀김, 꽈배기, 찹쌀도넛 등 분식류를 파는 노점들과 육회, 낙지탕탕이 등 육해산물에 특화된 노점들, 매운탕과 보리밥, 곱창, 순대 등 지극히 한국적인 먹거리들을 팔고 있는 노점들 수백 개가 빼곡하게 들어차 주말 같은 성수기엔 걸어다니기조차 힘들 정도로 여행객들이 몰려드는 이곳에서 오랜 세월 센터 자리를 꿰차고 앉아있는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


따라서 맛이 됐건 장사수완이 됐건 뭔가 남들보다 빼어나게 뛰어난 부분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일 거라는 건 불문가지의 일이란 얘기다. 그걸 단적으로 확인시켜 주는 게 중앙광장 내 박가네빈대떡 노점을 중심으로 좌우 여기저기 포진한 박가네 패밀리 상가들의 존재다. 그 중 박가네빈대떡이란 간판을 달고 있는 한 상가건물에는 '1~3층 각층 100석 완비'라는 안내문구도 걸려있는데, 좁은 시장골목 안에 한꺼번에 300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는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 봐도 박가네빈대떡이 이 먹자골목 안에서 어느 정도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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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네빈대떡이 이처럼 성업을 누리고 있는 이유는 광장시장 최초의 녹두빈대떡집이라는 선두주자 위치를 십분 활용해 1966년부터 3대에 걸쳐 60년 가까이 변함없는 맛을 이어오고 있는 노포 맛집이기 때문. 100% 녹두를 직접 갈아서 만든다는 기본원칙 아래 바삭하게 튀겨 만든 두툼한 녹두빈대떡이 이 집 시그니처메뉴인데, 일반 빈대떡집처럼 후라이팬 위에 살짝 기름을 둘러 얇게 부쳐내는 게 아니라 식용유가 가득한 튀김기 느낌의 용기에 두툼한 녹두빈대떡을 푹 담궈 앞뒷면을 함께 바삭바삭하게 튀겨내는 게 특징이다.


덕분에 손님들 입장에선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오는 느낌의 두툼한 녹두빈대떡을 눈으로 일단 한 번 씹어먹고, 튀김을 먹는 것같은 바삭한 ASMR 소리에 귀로 한 번 맛을 본 뒤,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의 대존맛 녹두빈대떡을 입으로 한 번 더 씹어먹으니 그 맛이 몇 배로 증폭되는 즐거운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여기에 한때 마약김밥이란 이름으로까지 불렸을 만큼 한 번 먹어보면 다시 또 먹고 싶어지는 김밥을 겨자장에 푹 찍어 곁들이면 순간 코끝이 찡해지면서 감동 아닌 감동의 도가니탕이 입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내 경우 노점 분위기를 좋아해서 박가네빈대떡 옆 통로변에 마련된 야외테이블에서 녹두빈대떡 한 접시와 김밥(언어순화 차원에서 이름을 바꾼 건 좋은데 그 옛날 마약김밥이란 이름에서 느껴졌던 중독성 강한 맛이 안 느껴져 좀 아쉽다) 1인분을 시켜 먹었는데, 겨울이라 날씨가 제법 쌀쌀했음에도 불구하고 좌석에 열선 같은 걸 깔아 엉덩이를 따땃하게 해준 가게 측 배려 덕분에 마음마저 따땃해지는 느낌으로 맛나게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건 녹두빈대떡의 온도였다. 주말이면 특히 많은 손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몰려오곤 하는 까닭에 미리미리 녹두빈대떡을 부쳐 산처럼 쌓아놓곤 하는 모양인데, 예전에 갔을 땐 갓 튀겨낸 느낌의 뜨거운 걸 가져다 줘 맛있게 먹었었던 반면 이날은 미리 부쳐놓은 듯한 미지근한 걸 가져다 줘 아쉬웠다. 한국 음식들 상당수는 갓 만들었을 때의 뜨거움이 살아있어야 제맛이 느껴지기 마련이라 2프로쯤, 아니 한 20프로쯤 부족한 느낌이었다.


참고로 박가네빈대떡이 자리잡고 있는 광장시장은 조선시대 배오개시장의 명맥을 잇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오래된 전통시장이라고 한다. 여기서 배오개시장이란 조선시대 국가에서 허가한 시전, 서소문 일대에 있던 칠패시장과 함께 동대문 일대를 무대로 서울 3대 시장으로 꼽혀오던 곳으로, 청일전쟁 이후 일본 상인들이 서울의 시장을 지배하려 들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1905년 한국인들이 자본을 모아 광장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활성화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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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서울 종로5가를 중심으로 총면적 4만2,150평방미터, 우리에게 익숙한 평으로 환산하면 축구장 6배 반 크기인 1만2,750평이나 되는 광활한 공간을 무대로 무려 5천여 개가 넘는 점포들이 들어서 활발한 영업활동을 전개 중인 큰 시장으로, 과거엔 남대문시장이나 동대문시장에 비해 인지도가 좀 떨어지는 편이었으나 박가네빈대떡 등 녹두빈대떡들을 중심으로 한 먹자골목이 큰 인기를 끌면서 최근엔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줄지어 찾아오는 핫플레이스로 거듭났다.


광장시장 최초로 녹두빈대떡을 선보였다는 60년 전통 노포 맛집 박가네빈대떡은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영업을 한다. 앞서 한 차례 언급했던 바와 같이 1~3층 각 100명씩 한 번에 최대 300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는 테이블을 완비하고 있어 개인은 물론 단체손님도 이용이 가능하지만, 피크타임대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웨이팅이 발생할 수 있으니 방문 시 참조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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