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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KI Oct 03. 2022

비오는 일요일, 4시간의 어떤 연대에 대하여

EOx7%런치클럽 토크콘서트 후기 

    영동대로K-Pop콘서트로 코엑스 주변 도로가 통제된되어 발이 묶인, 비가 쏟아지는, 징검다리 휴일 사이의 일요일. 이 모든 '불참의 이유' 를 뒤로 하고 행사장을 꽉 채워준 400명과 함께한 4시간의 연대에 대해서.


    7% 런치클럽은 2020년 초 9명의 여성 시니어VC 멤버로 시작한 모임. 사실 서로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대표는 아니면서 중간관리자급 이상의 여성VC가 많지 않다보니 서로 오며가며 존재는 알고 있었던 상황에서 아래와 같은 나름의 목표의식ㅋㅋ 으로 시작. 

2020년 3월, 모임을 제안하며 적었던 메일내용 중 일부


    가정이 있는 분들이 과반이다 보니 저녁보다는 점심이 부담이 덜할 것 같았고, 너무 큰 강요 없이 느슨하게 그러나 꾸준하게 해보다 보면 뭔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되었고, 정기 런치모임 이외에 몇 번의 야유회, 회식을 거치며 서로를 더 이해하고 알아가게 되었다. 7%런치클럽에 대해서도 엄청 자세히 적을 수 있지만 그럼 글이 한없이 길어질테니 이번 글에선 어제 성황리(!)에 막을 내린 EOx7%런치클럽 토크콘서트 후기를.


    150석을 예정했던 토크콘서트 사전신청에 1천 명이 넘는 분들이 참여해주셨고 EO&7%런치클럽이 논의 끝에 440석 규모의 코엑스로 장소를 변경하여 더 많은 분들을 모실 수 있게 되었다. 

저 많은 좌석을 400명이 넘는 반짝반짝 청중분들이 꽉 채워주셨다
연극무대 같았던 세트


    행사 규모가 커진데다, EO채널을 접한 주변 지인들에게서 '너 이런 거 한다며?' 하는 연락을 받기 시작한 멤버들은 조금씩 긴장하기 시작했고 사전준비(를 빙자한 주말브런치)모임에 이어 EO에서 준비해주신 대본을 행사 당일까지 적극적으로 수정하며 긴장하며 준비태세 돌입!


그리고 행사 당일 두둥!

EO에서 준비해주신 멋진 포스터 앞에서 귀여운 소희,시현,차차님. 저 포스터들을 챙겨왔어야 하는데!


    오프닝은 내 담당이었는데, 7%런치클럽과 행사 취지에 대해 설명하며 모두에게 환영인사를 건넸다. 비도 오고, 심지어 토요일과 개천절연휴 사이에 낀 일요일에다가.. 케이팝콘서트로 도로가 통제된 상황에서도 많은 분들이 자리를 꽉꽉 채워주셔서 그 광경을 무대에서 보는데 갑자기 긴장이 확 되어서 목소리도 떨리고 손도 덜덜 떨렸었다.


(전체 세션 내용은 조만간 EO에서 멋진 영상으로 만들어주실 거라서 자세한 내용은 생략. 절대 적기 귀찮아서는 아니야..)


    첫번째 세션은 SNOW 김소영CFO님과 위벤처스 김소희상무님, 그리고 바키모더레이터가 진행하는 스타트업10년 변천사 세션. 지난 10년 간 스타트업생태계에서 각자 중요한 역할을 해오셨던 분들이라 에피소드들도 많았고, 토스 루닛 두나무 29CM KREAM 등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여럿 이름들과의 히스토리도 재미있었다. 

딱 10년 전 각자 GS Shop 과 LG 의 CVC에 있을 때 처음 만난다던 소희님과 소영님


두 번째 세션은 소희님의 진행으로 신한벤처투자 김승현부장님과 IMM인베스트먼트 문여정상무님이 VC AtoZ 라는 주제로 VC가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각자가 어떤 일을 해오고 있는지, 갑자기 찾아온 혹한기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새롭게 VC에 진입하(려)는 분들에게 건네는 조언 등을 들려주셨다. 승현님이 처음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는데 갈수록 긴장도 풀리고 자연스러워지셔서 관객석에서 괜히 뿌듯하게 바라봄 ㅎ 

어 이거 영상에 들어가도 되나 싶게 수위 높았던 ㅎㅎ 여정님의 입담!


세번째이자 마지막세션은 그녀들의 종횡무진 커리어변천사라는 주제로 미슬토 강시현디렉터, 인비저닝파트너스의 차지은파트너, 그리고 다시 여정님이 무대에 올랐다. 세 분의 커리어 변천사와 그 과정에서의 고민, 즐거움, 도전, 아직 끝나지 않은 여정들이 오롯이 전해지는 진솔한 시간이었어서 꼭꼭 EO 영상으로 이후 확인해보기를 추천. 진행하는 세 분도, 그리고 관객석의 우리들도 함께 뭉클해지는 시간이었고 그 순간을 함께하고 있는 우리만이 느낄 수 있는 어떤 연대의 순간들이 있었다. 

내가 세 분 그렁그렁 눈물 다 봤지롱


이렇게 총 세 시간 반의 행사가 끝이 났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 예정보다 길어졌는데 끝까지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하다.

우리는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들려드릴 수 있어서 벅찼고, 그 마음과 내용이 400명의 청중분들에게 오롯이 잘 전달되었을 것이라 믿는다.


토크콘서트 오픈채팅방에 잠입하여 참석한 분들의 메시지 중 일부를 캡쳐. 다들 좋아해주시고 즐겨주신 것 같아 뿌듯뿌듯. 저희가 덕분에 더 감사한 시간이었고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또한 최선을 다하다 어느날 휙 또 만나요!

이게 더 멋진 포인트인데, 채팅방에서 서로간의 교류가 시작되었다! 어떤 만남은 한 번으로 그칠 것이고 또 어떤 만남은 생각지도 못한 기회와 계기로 연결될텐데 앞으로의 일들이 궁금하다. (나는야 염탐꾼)


그래서 앞으로 7%런치클럽은 뭘 할거냐고? 

지금까지와 똑같이 느슨하고 꾸준하게 같이 점심을 먹을거다. 가끔은 새로운 분을 모셔서 이야기도 들어보고, 노래방도 가고, 엄청 맛있는 밥도 먹고, 투자하고 싶었으나 잘 안된 케이스도 이야기하고, 식물 키우는 이야기도 하고 그러다가 또 기회가 허락하면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자리도 준비해보고.  



생각해보면 우리 9명은 각기 다른 캐릭터라 처음부터 '우리 엄청 친해져야해!' 했으면 오히려 이렇게 오래 함께하지 못했을 것 같다. 느슨하고 무리하지 않지만, 서로에 대한 응원과 귀여운 마음으로 지속할 수 있는 연대가 정말로 중요하다. 그렇게 천천히 가다보면 저 7% 라는 숫자가 50% 에 가까워지는 어떤 날이 오게 될거야!


오랜만에 적은 브런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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