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akomin Nov 14. 2017

드로잉 에세이 13

뒷모습

요즈음 부쩍 눈에 익은 모습입니다

운전하면서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 

내 또래인 듯 또는 약간 위인듯한 뒷모습이

걷다 보면 너무도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혼자이기엔 너무 쓸쓸해서 애닯고

여럿은 또 그들만의 시끌벅적함이 공허해서

다시 외롭습니다


오래 사는 것이 희망이었던 시절을 겪었던 

우리는

어느새 오래 사는 것의 부대낌을

흡사 지은 죄를 감당하듯 어쩔 수 없이

또 온몸으로 겪고 있습니다


결코 평안하지 않았고

결코 여유롭지 않았으며

그럼에도 

또는 그렇기에 당당하지 못한 

알 수 없는 부채 감만이 무겁습니다


왜인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성실하게 생활하며

........ 요령껏 살아남았습니다


그러나 이젠 

탄력이 다한 고무줄을 무리하게 당기는듯한

알 수 없는 힘의 존재를

서서히 적응하듯 무기력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세월이 오래갈까 두렵습니다

속절없이 오래갈까 무섭습니다


꿈은 결코 이렇지 않았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드로잉 에세이 1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