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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하 Dec 26. 2020

대알못 엄마들에게 38. 정시 점수 상담

대학에 전화하셔두 됩니다!!!!(제발 하세요)

정말 신기하게도 정시 상담요청 전화가 거의 걸려오지 않아요. 


오히려 수능시험 직후에 많이 걸려왔었어요.


하지만 당시에는 정확한 점수가 없으니 상담하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냥 사교육기관에서 발표하는 내용이나 온라인 점수상담 받은 내용을 가지고 백분위점수로 대충 상담하는 수준이니 정확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해가 될까 걱정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수시 대학별 고사를 보러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는 수험생, 학부모의 전화였던 것 같습니다. 


수능시험 잘 보면 면접이나 논술고사 안보러 가면되지 라고 생각하고 수시에도 원서를 6개를 다 채워 접수하고 수능시험을 봤는데 수능에서 자신의 위치가 정확치 않으니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 위치를 가늠해보려하지만 성적표가 없으니 가늠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런 전화를 받을 때마다 조심스럽게 백분위는 이렇지만 실제 환산을 하시면 달라질 수 있으니 꼭 성적 나온 이후 다시 전화주셔야 합니다 단단히 다짐을 받고 전화를 끊었더랬습니다. 




그래서 수능성적표 나온 날부터 성적상담 전화가 올까봐 엄청 긴장하면서 일을 했습니다. 


사실 그때가 수시합격 사정시기와 겹쳐 있습니다. 


물론 홍보담당자가 따로 있긴 하지만 홍보담당자는 대부분 입학사정관입니다. 


사실 정시 입시에 대해 잘 몰라요. 


자주 바뀌기도 하지만 종합전형과는 완전히 다른 입시니까 제가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고 교육을 해야합니다. 


하지만 70%이상을 선발하는 수시 합격자들을 선별하는 사정작업이 홍보보다 중요하니 정시상담을 위한 교육자료나 상담자료를 만드는 건 뒷전일 수밖에 없거든요. (변명)


이번에도 준비가 제 마음껏 되질 않아서 많이 속상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만들어 배포를 하고 24일 아침부터 긴장하고 있었는데요. 


정말 전화가 안오더라구요. 




왜일까. 


인터넷을 한참 찾아보면서 조금은 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이것 역시 코로나의 영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대학별 고사를 치르면서 비대면 면접을 일부 진행했었고, 입시관련된 교육도 온라인으로 꽤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면 평가위원들 교육 같은 것들이요)


제가 일전에 썼던 것을 보셨던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새로운 기기를 사용하면 생길 수 있는 예측할 수 없는 무서운 사태에 대해 굉장히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가능하면 온라인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게 저와 저희 부서원들의 생각이었습니다. 


저희야 교육을 받으면 되지만 평가위원이나 수험생들은 그 당장에 교육하기 힘드니 현장에서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예상을 했는데요. 


실제로 진행하고 보니까 모든 사람들이 온라인기기를 익숙하게 잘 다룬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은 정말 한 명도 없더라구요. 심지어 저까지두요. ㅎㅎㅎㅎ 


게다가 온라인 환경이 꽤 좋아져서 중간에 멈추거나 하는 일도 없었구요. 


일이초씩 지연되는 현상정도 있긴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무서워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상황을 불편해하며 공정성에 문제가 있지 않겠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생길까 무척 두려웠거든요. 


그런데 이미 다들 이런 온라인 미팅을 많이들 경험해본지라 당연한 듯 여기는 분위기에 많이 놀랐습니다. 




이미 세상이 새로운 세상에 많이 적응한 상태인 것 같아요. 


저만 두려움에 떨었던 아재느낌?? ㅎㅎㅎㅎ






하지만 그 덕분에 또 달라진 것들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모여서 주변에서 하는 것을 직접 보면서 따라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특히나 학생부 한글자에도 예민하게 굴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지다보니 수험생, 학부모 모두 다른 애들이 어떻게 하나 정말 촉각을 곤두세우는 환경이 되었던거지요. 


그런데 온라인 세상이 되고 보니 남들이 하는걸 관찰하는건 SNS뿐입니다. 


보여주는것만 보는세상이 된것이지요. 그렇다보니 남들과 부대끼며 저절로 따라하게 되었던 것들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사교육기관에서도 비슷하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공교육 선생님(이런말이 있다는게 참 재미있지요? 이젠 사교육 선생님이 있다는 의미니까요)과 상담과 사교육컨설턴트는 거의 찾지 않는다고 합니다. 


학교다닐때라면 선생님과 당연히 시간을 잡아 상담했을 시기입니다. 모든 선생님이 교무실에서 하니까 당연히 그렇게 되는건데 이젠 선생님들도 다른 선생님들을 따라 할 일이 없으니까 그 동안 자발적으로 열심히 해왔던 선생님만 상담을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대신 온라인 모의지원 합격진단 서비스를 사용하는 학생의 숫자가 급격히 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합격진단 서비스는 사교육기관에서 예측하는 점수를 바탕으로 만들어집니다. 


빅데이터를 모아 올해 상황을 분석한 자료까지 넣어 만든다고 하지만 사실 정확한 예측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주 단정적으로 결과를 알려주니 그 결과에 매몰되기 십상입니다.




백분위점수로만 만드는 배치표. 정말 조심하셔야한다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지요. 


합격진단 서비스의 기본이 되는 등급예상도 올해는 많이 틀렸습니다. 


그깟 1, 2점으로 그렇게 호들갑이냐 하실 수 있는데요. 


사실 그 1,2점으로 보이는 결과가 달라집니다. 


같은 학생인데도 데이터 입력을 어떻게 해놨냐에 따라 안정지원, 소신지원 결과가 달라집니다. 


혹은 추천하는 학과, 학교가 달라집니다. 


아무리 참고만 한다고 해도 일단 눈으로 본 후에 머리에 새겨지면 사실 그 범위 이상 생각하기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전화상담도 오프라인에 속하는 것이니 학생과 학부모가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방법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저희 대학도 온라인 상담프로그램을 만들어 홈페이지에 탑재해놓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더 전화가 오지 않는 것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그 프로그램조차도 작년 입학생의 결과를 가지고 만든것입니다. 


올해는 정말 다른 일이 일어날거예요. 






그리고 또하나, 수시에서는 전화상담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일단 자신의 정보를 충분히 보여줘야 상담이 그래도 방향을 잡을 수 있는데, 수시에서 전화상담은 보여줄 수 있는게 별로 없잖아요. 


그래서인지 전화상담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영향인가 싶습니다. 


어차피 대학에 전화해도 들을 말이 별로 없어. 그니까 정시도 비슷하려니 싶은거같아요. 




그런데, 정시는 그냥 4개영역 점수만 불러주면 최소한 작년 지원했다면 합불여부 정도까지는 알려드릴 수가 있어요. 그런데도 전화를 하지 않습니다. 






전화가 오지 않는건 교직원입장에선 정말 기쁜(?)일입니다. 일상의 질이 높아진다고 할까요.


전화상담만 주된업무로 가지고 있는 직원이 없으니까 늘 엑스트라 업무입니다. 


본업무에 방해를 받는다고까지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 며칠 전화상담을 하지 않는 수험생들에 대해 자꾸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건 무엇인지.


내일 최초합격자발표니까 오늘도 조금있다 출근을 해야합니다.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쓸까 고민했는데, 며칠 안좋은 마음을 이렇게나마 풀어야겠다 싶어서 씁니다. 




수험생여러분, 대학에 전화하세요 정시는 수시와 달라요. 내꺼 충분히 다 보여주실 수 있어요. 


100%맹신할 필요는 없지만 이미 시험이 끝난 지금 시점에는 정보는 많을수록 좋은거예요. 




합격여부 편리하게 결론내주고 점쳐주는 것이 지금은 좋아보이지만 결국은 정말 좋은게 아니라는걸 대체 어떻게 알려드리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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