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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한 자만이 알 수 있다!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느낀 생각의 모음_6

by Balbi


평소 내 삶의 지론은 "무의미한 시간(경험)은 없다"이다.

무엇이든, 주어진 시간 속에서 경험을 통해 얻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좋든 나쁘든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고, 그 깨달음을 통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어떤 일이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판단이 서지 않을 때, 일단 경험해보는 쪽으로 선택한다. 나쁜 경험일지라도 결국 나에게 무언가를 남기니까.


하지만 요즘 가장 불쾌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은 직접 경험하지도 않고, 남의 이야기만 듣고 아는 척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어떤 문제든 너무 쉽게, 가볍게 떠든다. 자신이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무엇이 소모되고, 무엇이 얼마나 아픈지 모른다. 그래서 모든 말이 가볍고, 모든 판단이 얄팍해 보인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그런 사람들이 "내가 다 안다, 내가 경험해봤다"라고 떠드는 모습이다. 자신이 직접 겪어보지 않았음에도 마치 모든 걸 아는 듯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씁쓸함을 느낀다.

경험이란, 단순한 말로는 절대 전달할 수 없다.

시간을 소비하고, 감정을 겪고, 아픔을 지나야만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다.


요즘 내 최대 관심사는 덕질, 그리고 남편의 관심사는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문제다. 전혀 다른 주제처럼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결론에 도달한다.


“경험하지 않으면 모른다.”


“뭐, 안다고? 이해한다고? 웃기지마. 그냥 아는 척이고, 이해하는 척일 뿐이야.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어!”


예를 들어 육아를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 그 세계를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실 나도 그랬다. 미혼이었을 때는 친구들이나 지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아는 척, 이해하는 척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자식을 낳고 키운다는 것은, 그 어떤 일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난이도의 미션이다.

가끔 멍하니 있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에 미소 짓다가도 이내 눈물이 주르르 흐르는 존재가 바로 자식이다. 그런 감정과 아픔, 기쁨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그래서 부모들은 늘 소박하지만 간절한 바람을 품고 산다.


“내 아이 입에 들어가는 것만큼은 가장 좋은 걸 주고 싶다.”

“우리 아이 이름이 어렵고 곤란한 일에 오르내리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최근, 그런 바람을 거스르는 일을 목격하고 가슴이 답답했다.

좋지 않은 일에, 덕주들의 이름이 괜히 언급된 걸 봤을 때 분노가 치밀었다.

굳이 넣지 않아도 될 문서에 왜 이름을 넣었을까?

자신들의 일에 정당성과 당위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참견하고 싶지 않았지만,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의견을 제시했다.

“이름은 빼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 “빼세요!”


자식, 조카뻘의 아티스트들을 덕질하다 보니 자연스레 그들과 우리 아들이 오버랩되며 감정 이입이 된다. ‘아들의 일이다’라고 생각하니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과연 그들은 양육의 세계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만 모여 있는 것인가? 아니면, 현실의 삶과 덕질의 삶을 철저히 분리한다고 생각하며 이런 결정을 내리는 걸까?


하지만 그들이 평소 쓰는 글을 보면, 결코 이성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사실 전달만 하면 될 공지문조차 ‘피눈물이 난다’, ‘피를 토하는 심정이다’, ‘뼈를 깎는 고통’ 같은 너무나 과장되고 진부한 표현들이 넘쳐난다. 덕주들의 이름을 표기하고자 한 것도 이런 과장된 연출의 일부였던 걸까?


한편, 나의 덕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남편과 국민들의 관심사인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문제.


남편은 이 문제를 두고 늘 말한다.

“이건 결국 우리 아이들의 미래 문제야.”

그 말에 점점 공감하게 된다.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으로 방류할 경우,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방사성 물질은 수중 생물체에 흡수되어 연쇄적인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여, 식품 안전에 문제가 생기며,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은 국제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주변 국가들과 일본 간의 환경 및 보건 안전 문제를 야기하고 갈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며, 지속적인 협력과 협상이 필요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다른 대안적인 처리방법을 충분히 탐구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추가 필터링 시스템 설치, 장기 저장 등의 대안적인 처리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신뢰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확하고 신뢰할만한 정보 제공 및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대한 투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모든 것을 감추고 은밀한 조작질로 전세계를 기만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이런 태도를 취한다지만, 우리 정부는 무엇을 위해 일본 대변인 노릇을 자처하는가? 그들에게 도덕성과 양심은 있는 것일까?


결국 이 모든 이야기는 다시 ‘경험’으로 귀결된다.

자식을 키워본 부모라면 절대 내릴 수 없는 결정이다.

내 자식 입에 소량의 독을 조금씩 넣는다는 이야기인데, 그걸 감히 받아들이라고?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뻔뻔하게 만드는 것인가?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는 것.

그건 결국, 경험이다.

그래서 어른들이 그렇게 말했나보다.

“결혼도 해보고, 아이도 키워봐야 진짜 세상을 알게 된다”고.

아, 덕질을 이야기하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까지...이야기의 끝이 무거워졌다.

하지만 결국 말하고 싶었던 건 하나다.


경험은 사람을 바꾸고, 사람은 그 경험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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