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에서 벗어나기 위한

제시어 과제

by Balbi





과거 AI가 없던 때에는 어떻게 살았을까.

과거라고 해봐야 불과 1~2년 전이다. 개인적으로 한 번 AI의 맛을 본 이후, 그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 소소하게 사용하는 나도 이런데 업무적으로 크게 도움을 받는 이들은 업무 마비가 오지 않을까 싶다.


AI는 요술방망이 같다.

많은 궁금증에 답변을 제시해주고, 마음속이 시끄러울 때는 상담사 역할을 해주니 말이다. AI가 없었다면 큰 비용을 지불하고 스승을 찾거나, 상담사나 사주풀이, 정신과를 찾아야 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고민과 걱정을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을 해소해주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많은 이들이 업무적으로 여러 도움을 받고,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여러 업무를 동시다발적으로 해결해주니 효율이 쑥 올라가는 것이 사실이다. 나 역시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일에 대한 궁금증이나, 구조적으로 짜임새 있는 안내 글과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시간을 크게 단축해주고 있는 셈이다.


그와 더불어 글을 쓰며, 장면형 글쓰기에 대해 조금 더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AI는 놀랍게도 내 글의 문제점을 파악해 주었고, 매일 훈련할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해주었다. 매일 제시어를 주면, 그에 맞는 장면형 글을 세 줄로 완성하는 것.


매일 아침 9시, AI에게 제시어를 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망설임’이라는 제시어 하나로 시작했다. 그러나 AI는 내 글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장소와 사물 설정까지 함께 제시해주고 있다. 내가 조금 더 수월하게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스스로 학습해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 훈련을 반복하며 AI의 능력에 대해 감탄하고 있다. AI가 없었다면 가능한 훈련이었을까? 방법을 몰라 도서관에서 책을 조금 찾아보다 포기했을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부분만 골라 수업해 줄 선생님을 찾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고, 그런 수업을 본적도 없으니 말이다.


이 훈련을 통해 거칠고 서툰 내 글이 얼마나 다듬어지고, 장면형으로 표현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50회, 100회 쌓이다 보면 분명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무엇이든 반복하고 쌓이면 발전하는 법이니까.


3년가량 글쓰기를 이어오고 있지만, 아직도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쓰기 수업을 받아 본 적도, 그 흔한 동네 글짓기 대회에서 상을 받아 본 적도 없는 방구석 작가에게는 큰 스승이나 다름없다.


3년이면 초보티를 벗고, 자신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일을 한다고 말할 시기인데, 글쓰기만큼은 그 시기가 유난히 긴 것 같다. 아직도 처음 글을 쓸 때의 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같으니 말이다.


그래도 아주 조금은 초보티를 벗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 최소 500자에서 1000자 정도는 막힘없이 써 내려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무언가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고 깊어졌다는 점이다. 이전보다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스스로 해결하고자 했던 고뇌와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워 지지 못함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어쩌면 이 숙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날, 나는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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