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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ward Choi Jul 18. 2023

6월 대만 반도체시장 리뷰

 6월을 정점으로 대만, 중국 OSAT업체들의 패키징 소재 발주량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높은 재고 레벨과 향후 생산 물량 감소를 이유로 다시금 발주를 줄이고 있다. 한 대형 고객사는 출하일을 이틀 앞두고서 다급하게 7월 출하 물량의 40%를 8월로 이월하겠다고 통보해 왔다. OSAT업체들의 하반기 소요 물량까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4월 ~ 6월의 패키킹 소재 출하량을 복기해 보면 2분기의 출하량은 1분기의 두 배에 달했지만 해당 기간 동안 고객사의 라인 가동률과 매출액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어떤 연유로 발주량을 늘렸는지에 대해 여러 고객사에 문의했으나 의문 사항에 대한 정확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 다만 여러 정황을 놓고 추정한다면 유효기간이 임박한 Wafer의 패키징 물량이 몰리면서 보유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었기 때문에 패키징을 위한 양산 재고와 안전 재고를 함께 비축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른 이유로는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자 제품의 재고 소진과 신규 생산 증가를 기대했던 전자 기업들이 예상과 다른 중국 내부 분위기로 인해 Order Cut을 단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대만 OSAT업체들의 매출액이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심지어 줄어들었다는 것은 Set 업체와 같은 최종 고객사로 출하되는 반도체의 수량이 생산량보다 적음을 뜻한다. 작년 상반기 가장 먼저 조정을 겪었던 DDI(Display 구동칩)의 경우에는 공급망 내 쌓여 있던 재고 소진과 더불어 기저효과가 나타나면서 완만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전자 산업 시황에 따라 언제든지 상황이 반전될 수 있을 만큼 마음을 놓기에는 아직 이르다.

  

 현시점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전자 산업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전자 기업들의 반도체 수요 회복 시점이 지연되는 것이다. 현황 파악을 위해서 글로벌 전자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대만 EMS업체들의 매출액 트렌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작년 6월과 비교해서 24%나 매출액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생산된 전자제품의 수가 작년 대비 대폭 감소했음을 뜻한다. 범위를 넓혀 상반기 자료를 비료해 보면 '22 1~6월 대만 EMS 10개사의 매출액은 251.5조 원이었지만 '23 1~6월 매출액은 220.8조 원에 그치며 12.2%나 감소했다. 시각을 대만에서 전 세계로 확대하면 전자 산업의 침체는 더욱 극명해진다. 일부 전자 기업들의 선전으로 이를 커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글로벌 Foundry 업계를 이끌고 있는 TSMC조차 Fab. 가동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매출의 상당 부분을 7nm이하의 선단공정에 의지하고 있다. TSMC가 이런 상황일진대 다른 Foundry 업체들의 상황은 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작년 하반기에 겪었던 수주절벽은 전방 산업의 반도체 수요조절에 의한 것이었다면 다가오는 두 번째 충격은 Wafer 출하량 감소에 기인한다. IDM, Foundry 업체에서 출하되는 Wafer가 감소하면 외주 물량이 원청업체와 1 tier 업체들로 흡수되면서 향후 반도체 OSAT업계 전반에 Wafer 가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EMS업체들의 하반기 대목인 애플 아이폰 효과가 예상보다 미약할 경우, 다른 전자기업들의 신제품 출시 시기가 덩달아 늦춰질 우려가 있다. 이처럼 전후방 업체들의 위축이 반도체 업계로 전이된다면 시장 반등에 대한 반도체 업계의 염원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 자명하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막론하고 Wafer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다. 특히 공급과잉으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이 현실화되면서 원래는 OSAT업체들에게 돌아갔어야 할 외주 물량이 원청업체로 대부분 회수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시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일만 남았다는 뉴스 기사를 볼 때마다, 현실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희망 회로에 가슴이 답답할 따름이다. 작년 말부터 ChatGPT로 붐업된 AI용 시스템 반도체와 이를 위한 HBM가 마치 반도체 시장의 전체를 대변하는 듯이 시장을 호도하고 있다. 아쉽게도 반도체 시장의 진정한 반등을 논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과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OSAT업체들의 창고에 패키징이 완료된 반도체가 쌓여가고 그들의 손에는 필요 이상의 원자재가 들려 있다.  작년 하반기에 겪었던 가파른 수주 절벽에 대한 기시감이 엄습해 오며 등골이 서늘해진다. 이제는 짧았던 반등에 대한 아쉬움을 빨리 털어버리고 눈앞에 다가온 2차 충격에 대해 어떻게 대비할지 고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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