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만의 월급
13개월 만에 월급을 받았다. 휴직 중에는 나랏돈만 받았는데, 싸제(?) 돈을 받은 건 오랜만이었다. 나랏돈보다는 좀 더 두둑해서일까, 더 달콤하고 뿌듯하다.
기분을 좀 내고 싶었다. 아가를 위해, 당근으로 살까 말까 했던, 돌잡이 수학을 새책으로 큰맘 먹고 사줬다. 그걸로도 좀 부족해서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가를 위해 싱크대 장난감을 새벽 배송으로 사주었다. 그리고 소중한 나를 위해서는 필라테스 수업을 연장하고, 3만원대 보라색 체크 원피스도 샀다.
문득 지금 듣고 있는 페퍼톤스 salary 노래 가사가 내 심경을 너무 대변하고 있어서, 아래에 가사 내용을 붙인다. 가사를 쓴 이장원과 신재평은 직장생활을 해본 걸까? 노래 가사처럼, 아직 설거지해야 할 우유병이 남아있지만, 오늘 하루는 찌는 듯 더웠지만, 그래도 어딘지 멋진 하루였다. 유류세와 항공비가 하늘을 찌르는 지금 하와이를 딱히 가고 싶진 않지만, 오늘의 내 나름 통큰 소비만으로도 살짝 설렜다. 다가올 많은 날들이 모두 오늘 같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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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아침 오늘도 치우지 못한 계란 껍질과 설거지가 가득해
하지만 오늘은 어딘지 멋진 기분 하루하루완 다른 오늘 하루
우웃우웃
발 디딜 틈 없는 만원 지하철에서도 숨길 수 없는 내 마음 속의 tap dance
그래 오늘만큼은 뭐든지 참을 수 있어 하루하루완 다른 오늘 하루
늘 사고 싶던 사진기를 들고 눈여겨봤던 그 옷을 입고
꿈 속에서 본 언젠가는 가고 싶던 섬 하와이에 가자
손꼽아 기다려도 매일 오진 않는 이 날에
오늘을 기다려온 하루 또 하루
모든 게 아름다워 보여 쌓아왔던 아픔들은 모두 잊어
아쉬움에 묻어뒀던 조각난 꿈들
하나씩 맞춰나가는 날 벅차 오르는 나의 월급날
여기 하와이에는 하얀 파도와 백사장 그리고 나 같은 외로운 남자들
꿈꾸던 모든 걸 이룰 것 같은 기분 하루하루완 다른 오늘 하루
오늘을 기다려온 하루 또 하루!
모든 게 아름다워 보여 쌓아왔던 아픔들은 모두 잊어
아쉬움에 묻어뒀던 조각난 꿈들
하나씩 맞춰나가는 날 벅차 오르는 나의 월급날
다가올 많은 날들 모두 오늘 같기를
지울 수 없는 이 미소와 두근대는 가슴이 계속되길
아득하게 느껴졌던 오랜 꿈들이
이제는 멀지 않아 보여 벅차 오르는 나의 월급날
한 달을 참게 해줄 나의 월급날
내 꿈을 지켜주는 나의 월급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