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것들에 대한 그리움

우리가 정말로 잊어버린 것은.

by 찬란한 기쁨주의자
나만 알고 싶은 곳

나는 좀 남다른 습관이 있다.

휙휙 지나가다가 언뜻 본 곳도, 가봐야지 하고 머리와 가슴에 새겨놓았다가 반드시 가본다.


오늘은 동묘 근처 카페를 갔다.

지나가다가 쓱 보고는 꼭 가보고 싶은데, 혼자 가긴 싫다고 생각했던.

그냥 카페가 아니라, LP판이 가득한 음악카페였다.


클릭 한 번에 원하는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이 세상에,

굳이 퀘퀘 묵은 LP판을 꺼내 들어 노래를 듣는, 여전히 신청곡을 종이에 써서 받고 들려주는,

옛 냄새 그득한 곳이었다.


ABBA, 밥 말리, 김광석, 유재하, 산울림...

내 나이에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LP판으로 들을 수 있는 그 노래들에 지그시 눈을 감고 기대어 앉아 펜을 들었다.


잊혀진 것들에 대한 그리움..

매일 새로운 것이 이전 것을 잊혀지게 하는 시대 속에도,

자꾸만 되돌아 가고 싶어 하는 마음들이 있다.


다만 내가 두려운 것은,

우리에게 잊혀진 것들도 우리를 잊어가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잊은 것은

어쩌면,

무언가가 잊혀지고 있다는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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