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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 Mar 07. 2019

당신은 좋아하는 일을 하나요?

뷰티 마케터의 일

1학점짜리 수업이 내 인생을 결정하게 될 줄이야.


사실, 뷰티를 하게 된 건 단순히 ‘가감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내가 화장품을 정말 좋아하는 줄 안다. 하지만 화장품보다 '더' 좋아하는 것들이 많다. 나는 철저히 직업으로서 '뷰티'를 선택했을 뿐.


대학교 1학년, 진로설정과 미래설계라는 1학점짜리 수업을 들었다. 교수님은 첫 수업에서 4년간의 대학생활 계획을 세워 발표하는 것을 과제로 주었다. 갓 대학생이 되어 선배들과 술을 마시며 일상을 보내던 나에겐 아주 막막한 과제였다.


"나 뭐하지?", "나 뭐해 먹고살지?"


대학은 공부하는 곳이라지만 현실은 취업을 준비하는 곳이지 않던가. 이 질문은 몇 분 뒤


"나 뭐 좋아하지?"로 바뀌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면 인생이 조금 편해질까 봐. 이때는 좋아하는 것도 일이 되면 싫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흰 A4 용지에 좋아하는 것들을 모조리 써 내려갔다. 그중 '지속적으로 오래' 할 수 없을 것 같은 것들을 지워냈고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바로 '화장품, 뷰티'였다. '지속적으로 오래'라는 기준에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나는 이 일을 매일 출근해서 꼬박 9시간씩 일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과 지속적으로 오래 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얄팍한 생각이었다.


자소서엔 늘 화장품을 좋아한다고 썼다. 거짓말은 아니다. 다만 여성들 중 화장품을 싫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직업을 선택할 땐 좋아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이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우리는 심적으로 조금 더 나음이지, 결코 더 중요함은 아니었다.


사실, 마케터라는 환상에 시작했다.
브랜드, 브랜딩!


광고, 홍보, 마케팅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대학교 2학년 때 경영학과로 복수 전공을 신청했다. 관심이 왜 많았나? 생각해보니 마케터라는 직업에 뽕을 맞았던 것 같다. 매출이라는 지표보다 브랜드 가치, 인지도, 충성도 같은 것들에 더 열광했고 코카콜라와 맥도날드, 스타벅스와 같은 브랜드들을 보며 "그래, 갬성을 팔아야지!" 했던 아아- 나의 어린 시절이여.


마케터가 되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것은 정말 '환상'이라는 것을.


그래도 나는 뷰티 마케터이고 싶다.


사실 마케터 일을 하고 나서야 알았다. 이 직업이 꽤 나랑 핏이 잘 맞는 직업이라는 것을. 뭔들 해보지 않으면 모르지 않는가? 하필 마케터가 하는 모든 일은 내가 늘 해오던 짓(?)이고, 작게나마 업에 대한 작은 소명들이 생겨나는 중이니까.



소비자와 세상에 꼭 필요한
좋은 제품을 만들자



때로는 소수를 위한,

때로는 약자를 위한 제품도 만드는


외적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내적 아름다움까지 케어할 수 있는


진심을 담은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당신은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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