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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새 May 11. 2024

크몽에 작사 작곡 서비스를 등록하다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친구의 적극 권유로 크몽에 작사·작곡 서비스를 등록했다. 자기의 지인이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다 망했는데, 크몽 프리랜서 일로 꽤 괜찮게 먹고산다는 것이다. 모든 게 그렇지만 여기도 크몽 플랫폼에 승인을 받아야 하는 거라 2번 퇴짜 맞고 3번 만에 등록에 성공했다. 


또, 서대문FM(서대문공동체라디오)에 출연한 일도 있었다. 최근에 출간한 전자책이 온라인 서점들에 입점하는데 성공했고, 그걸 인스타에 올렸더니 라디오 진행자가 연락을 주셨다.(역시 무명은 셀프 홍보를 해야 한다.)


아주 작은 공동체라디오지만 한 시간을 통째로 내 홍보에 쓸 수 있다는 점이 좋았고, 어쨌든 새로운 경험이니 재미있었다. 한 시간가량 내가 만든 노래 6곡을 틀고, 내 음악 이야기와 책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진행자가 조만간 보이는 라디오로 한 번 더 함께 하자고 하셔서 날짜를 잡아 놓았다.


작년 연말에 작곡가이자 작가로 양면 명함을 만든 것이 효과가 있는 것인지, 그 명함이 무의식적으로 나를 선동하는 것인지, 신이 도와주시는지 올해는 뭔가 조금씩 길이 열리는 것 같다. 전자책을 출간해 보니 종이책 출간에 욕심이 생기고, 단편 에세이는 많이 써봤기 때문에 소설 작법을 좀 공부한 후 다음번엔 소설책 출간이라는 꿈을 이룰 것이다. 크몽 서비스도 시작은 아주 작은 금액으로 하지만, 리뷰가 조금씩 쌓인다면 포트폴리오도 쌓고 부수입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재능이 꽃피는 늙은 나무>는 처형이 읽고는, 제부가 글쓰기에 재능이 있느니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보라고 전화가 왔고, 라디오방송은 아는 형님이 듣고 전화가 와서 내 곡 <산허리의 고목아>를 여성 보컬 버전으로 편곡해서 김다현 양이나 김태연 양 같은 국악에 소질이 있는 가수에게 보내 보라고 하셨다. 음악 하는 친구는 유튜브 쇼츠에 올린 내 자작곡을 듣고는 멜로디가 좋다며 전화가 왔다.


요즘 세상에 웬만한 일로는 직접 전화하는 일이 드문데, 이렇게 3통의 전화를 받고 보니 음악과 글로 수입이 없는,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힘든 상황에서 다시 힘이 생긴다. '그래, 끝까지 가보는 거야!'


'전자책 출간'이라는 포스팅에 평소 라이킷을 잘 안 누르는 이웃분들이 라이킷을 누른 걸 보면 사람들은 퀄리티는 둘째 치고, 완성된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글이든, 음악이든, 음식이든. 김치찌개의 퀄리티는 그야말로 천자만별이겠지만 일단 밥과 함께 먹을 수 있다면 '김치찌개'로 불리고 '김치찌개'로 인정받게 된다. 수년 전에 만들어 드린 유튜브 채널송을 채널 주인장이 최근에도 사용한 걸 보고 조금 놀랐다. 그 당시엔 지금보다 작곡 스킬이 더 낮았으므로 주인장이 곡이 맘에 안 들어 채널송을 딱 한 번 쓰고 폐기했다고 혼자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라디오 출연으로 인연을 맺게 된 진행자님께도 며칠 전에 라디오 로고송을 만들어 드렸고, 만족해하신다. 이렇게 완벽하지 않은 내 음악이지만 나름 쓰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역시 뿌듯하다. 글도, 음악도 아직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계속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지는 이유다. 쓰임을 받는다는 건 사는 보람이다.


지금까지 글로, 음악으로 고군분투한 결론은 무명 대중예술가는 꾸준히 하고, 스스로 성장하고, 셀프 홍보를 계속해야 한다. 꾸준히만 하고 스스로 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세월만 가는 것이지 전문가가 되는 게 아니다. 나도 그렇고 대부분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 생각하지만, 뛰어난 결과물은 그 이상을 했을 때 나오는 것 같다. '김치찌개가 뭐 뻔한 거지. 묵은지하고 싱싱한 돼지고기만 있으면 대충 만들면 되지.' 하는 사람은 다수가 훅 반할 만한 매혹적인 김치찌개는 만들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운 좋게 별다른 노력 없이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운을 보고서만 살 순 없으니까. 


내가 타고난 천재가 아닌 이상 스스로 알리지 않는데 알아서 나를 찾아줄 사람은 없다. 지인들한테 책 한 권 사보라고 톡을 날릴 때는 사실 앵벌이 같은 기분도 든다. '굳이 이래야 돼?' 지인들한테 알리기 싫다면 최소한  SNS에는 알려야 한다. 팔로워가 아무리 적어도 볼 사람은 본다. 내가 무슨 짓을 꾸준히 하고 있는지 그들이 지켜본다는 말이다. 이번 일로 이런 걸 많이 느꼈다.


대중들은 진심을 알아보고, 눈과 귀가 매우 높다. 내 작품과 수준을 이해하지 못할 거란 생각은 할 필요가 없다. 모두가 자기만의 인식 세계를 가지고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비비의 <밤양갱>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한 영상을 20만 명 넘게 본 걸 보고 놀랐다. 오케스트라는 대중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대중은 정확하다. 고로, 꾸준히 나의 칼을 갈고닦으면 된다. 그러면 언젠가 대중이 알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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