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그리고 일출과 함께 달리다.
성층권은 지구 상공 약 8~20㎞에서부터 시작하여 약 50~56㎞까지 형성되어 있는데, 대류권에 비해 기상이 매우 안정적이어서 비행선을 장시간 체공시키기에 적합하다. 앞서 자전과 비행기에 대해서 다루었던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구가 동쪽으로 자전하는 특성으로 인해 서쪽에서 동쪽, 즉 미국행 비행기에서는 자전의 속도에 비행기 속도가 더해져 석양의 시간이 정말 찰나에 지나간다. 반대로 서쪽행 비행기, 즉 유럽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자전을 거스르며 태양을 쫓아가기 때문에 더 오랜 시간 일몰을 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이 하나 있다. 이번 샌프란시스코 비행기에서는 자전과 함께 동쪽으로 빠르게 지나가면서 11시간의 비행 속 일몰과 일출이라는 두 번의 경이로움과 함께 달리는 현상을 발견했다.
일출과 마주하며 달린 그 끝에 샌프란시스코가 모습을 드러냈다. 13년 만에 다시 방문하는 샌프란시스코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상당히 기분이 묘했다. 아래 사진을 보면 금문교, 오클랜드 베이 브리지, 알카트라즈, 트레져 아일랜드, 샌프란시스코 센트럴 고층 빌딩 등, 샌프란시스코의 모든 것이 한눈에 볼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센트럴에서 차로 약 30분 떨어져 있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다가갈수록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의 전형적인 주택 형태를 감상할 수 있었다.
13년 만의 샌프란시스코 재방문인만큼, 그 사이 더욱 악화된 치안이 크게 우려가 되었다. 특히 렌터카를 빌렸던 만큼 주차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첫날 캘리포니아가 보여준 예전 그대로의 석양은 적어도 그날의 우려를 잠시 잊히게 했다.
10대 시절 처음 마주했던 샌프란시스코에서 내 어린 시절을 남겼고, 이제는 그곳에 내 30대의 활기를 남기려 한다.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Photo by B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