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sel Rock Park
샌프란시스코 근교인 데일리 시티(Daly City)라는 곳에서 약 2주간 머물게 되었다. 여행을 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숙소 지역을 탐방하는 것이다. 나는 숙소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굉장히 몰두하여 조사했고 그 결과 머슬 록 파크를 발견했다. 인생에서 2주라는 시간은 굉장히 짧을 수 있지만, 시간에 대한 자세와 몰입력에 따라 기억의 편린은 함부로 사라지지 않는다. 공원은 숙소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어서 첫 번째 우선순위로 방문하게 되었고, 의도치 않은 절경을 만나게 되었다.
나에게 사전조사란 거창할 게 하나도 없다. 그 공원에 대한 역사 혹은 유래를 미리 공부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 장소에 대한 몇몇의 사진을 둘러보고, 지리적 위치를 확인하는 것뿐이다. 장소를 가야 할지 말지에 대한 결정은 다분히 주관적 느낌으로 좌지우지된다. 하지만, 소수의 사진으로도 왠지 기대가 되는 장소가 있기 마련이다. 애석하게도 머슬 록 파크는 구글맵 리뷰 사진으로 충족되지 않았다. 하지만 머슬 록 파크를 가는 길에서 나의 기대는 점차 기하학적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바로 아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마치 런던의 노팅힐 지역이 연상되는 형형색색의 주택 사이로 보이는 바다는 내면에 감추어 둔 기대감을 일깨웠다. 이런 절경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나오기 시작했다. 어쩌면 어처구니없는 미소를 지으며 나는 머슬 록 파크를 향해 더 속력을 냈을지 모른다.
공원에 도착해 보니 주차도 무료로 편히 할 수 있었고, 사람도 전혀 붐비지 않았다. 그리고 마주했던 절경은 이것이 정녕 샌프란시스코 여행지에서 유명치 않은 "그저" 공원이라니 믿을 수 없었다.
어마어마했던 공원의 절경 외에도, 이곳은 눈여겨봐야 할 두 가지 랜드마크 포인트가 있다. 바로 역사와 스포츠이다. 먼저 역사를 살펴보자.
머슬 록 파크 역사
머슬 록 공원은 캘리포니아 데일리 시티에 위치한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공원이다. 이 지역은 산 안드레아스 단층과 가깝기 때문에 지진 활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머슬 록이라는 이름 자체는 '프란시스칸 암석'으로, 보통 산 안드레아스 단층 동쪽에서 발견되는 유형의 암석이다. 이 암석은 수백만 년 전에 판 구조 운동으로 인해 이곳으로 이동되었다. 또한,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의 진원지 근처에 위치해 있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이다.
스포츠(패러글라이딩)
이곳을 방문하고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공원 방문자 수보다 많아 보이는 패러글라이딩 이용자 수였다. 무슬 록 공원은 북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패러글라이딩 장소 중 하나이다. 절벽은 해수면에서 최대 640피트까지 올라가며,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패러글라이딩을 통해 태평양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멋진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전은 무슬 록 공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한다. 이 지역에서 여러 번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으며, 주로 물에 착륙하거나 강한 바람에 의해 위험한 지역으로 밀려가는 경우가 원인이었다. 조종사들은 반드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비행하며 매일 조수와 바람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그렇기에 지역 패러글라이딩 클럽인 Bay Area Paragliding Association (BAPA)은 이 지역의 안전 기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이 아름다운 절경에서 어찌 패러글라이딩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공원에서 산책을 하던 중에 패러글라이딩 하강 후 다시 언덕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패러글라이더를 마주쳤다. 잠깐이었지만 그의 눈동자 시선은 거침이 없었다.
어렸을 적 생각해 본 터무니없는 꿈을 이야기해보라고 한다면, "하늘을 날고 싶다"라는 한마디로 개괄할 수 있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 그 꿈을 다시 상기시켜 주었던 순간이 있었다. 바로 2014년 <나 혼자 산다> 방송 중 노홍철 씨가 스위스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난 후 했던 말 때문이다.
사랑하는 나의 전부, 이 느낌을 너에게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
난 그 방송을 보고 실제 스위스를 가서 패러글라이딩을 했다. 그 느낌이 무엇인지 실제로 느끼고 싶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 그 느낌을 직접적으로 체화시키고 싶었다. 그리고 현재 난 이 머슬 록 파크에서 다시 나 자신에게 다짐한다. 미래에 태어날 나의 아이에게 이곳을 꼭 보여주겠다고.
Photo by B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