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문 베이 스테이트 비치
해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대부분 '휴양'을 먼저 떠오르게 된다. 독특하게도 난 하프문 베이 스테이트 비치(Half Moon Bay State Beach)에서 '탐험'의 향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 이유는 아무 정보 없이 해변을 방문했던 것과 해변에 예상치 못한 여러 독특한 길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더지로 가득한 좁은 풀길, 길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산책길, 숨어있는 히든 스팟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책을 읽는 이들까지. 그곳의 모든 것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간혹 사람들은 '탐험'이라는 단어에 지레 겁을 먹기 마련이다. 탐험은 베어그릴스가 아마존 오지를 정복하는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곳을 계속 발견하고자 하는 행위와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결국, 난 하프문 베이 스테이트 비치를 발견했고 그곳은 생각의 범위를 벗어난 새로움으로 가득 차 ‘탐험'에 가까워 있었다.
위 사진을 보시다시피 하프문베이 스테이트 비치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해변이다. 이 해변의 마감시간은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바로 '석양' 시간에 맞춰 매일 마감 시간이 조정된다. 나는 여름날에 방문하여 해가 떠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기에, 아마 내가 방문한 다음 날 해변의 마감시간은 1분 정도 늦춰졌을지 모른다. 내가 방문한 날은 아마 20시 37분 정도에 해변이 닫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해변의 또 다른 독특한 점이라 함은, 서던 캘리포니아(남부)의 유명 해변인 산타모니카 비치, 베니스 비치 등과 확연히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첫 번째 매력은 '자연친화적'이다. 7km에 달하는 해안선에서 넓고 깨끗한 모래사장과 함께 다양한 야생동물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는 어떠한 관광의 유형으로 가득한 피어가 없다. 다만 해변에 귀여운 두더지가 아주 많이 서식할 뿐이다. 두 번째 매력은 '평안함'이다. 이곳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지 않는다. 가족이나 연인이 와서 좀 더 파도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앞서 언급한 기나긴 풀숲을 지나다 이곳이 누군가의 관리를 받는 "길"이라는 것을 인지할 때 즈음, 어떠한 특별한 공간이 야외에 펼쳐졌다. 바로 해변 속 신의 가호가 깃든 예배당이었다. 약 15개 정도의 밴치와 설교를 할 수 있는 단상이 있었다.
해변을 넘어 마을과 연결되는 지점으로 보이는 다리를 만났다. 나무로 가득했던 다리를 기점으로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갔다.
하프문 베이(Half Moon Bay)라는 이름은 19세기 중반에 이 지역의 지형적 특징에서 유래되었다. 이 지역은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작은 만이 반달 모양을 닮아 있어서 하프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 모양은 특히 바다에서 바라봤을 때 명확하게 드러나며, 이러한 자연적인 형태가 지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하프문 베이 스테이트 비치를 방문한다면, 이곳이 왜 이런 명칭을 갖게 되었는지 육안으로 선명히 체감할 수 있다. 선글라스가 없다면 눈을 뜨지 못할 정도의 눈부심과 드넓은 해안이 만들어낸 조화는 마치 예술과도 같았다.
미국 해양 생물학자 Rachael Carson의 베스트셀러 작품 <The Sea Around Us>에서 바다를 이렇게 표현한다.
The sea, once it casts its spell, holds one in its net of wonder forever.
바다는 한 번 그 마법을 걸면 영원히 경이로움의 그물에 사람을 가둔다.
Photo by B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