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아주 현실적인 선택
회사에서 칼같이 퇴근하면 내 시간이 시작될 줄 알았다.
운동을 하든, 책을 읽든,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하든.
뭐라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퇴근하고 나면 그냥 지쳐서 늘어지게 된다.
차라리 아무 생각도 없으면 괜찮은데,
뭔가 하려고 했는데 몸이 안 따라주면 더 속상하다.
저녁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간다.
하루 중 유일하게 ‘나’로 돌아오는 시간인데
조금만 누워 있어도, 조금만 미뤄도
어느새 자야 할 시간이 된다.
그리고 그게 반복되면,
하루는 금세 한 달이 된다.
‘내 일’에 집중하고 싶다는 욕심이 커질수록
회사 일에 쏟는 에너지가 아까워졌다.
퇴근 직전에 일이 몰리거나 야근이라도 하게 되면 괜히 예민해지고 짜증이 몰려왔다.
지금 하는 본업에도 책임을 다하고 싶은 마음과
내 시간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충돌했다.
그렇게 이도저도 아닌 채로 스트레스만 쌓여갔다.
그래서 이제는, 아침형 인간이 되어가는 중이다.
새벽 4~5시쯤 일어나면
세상은 아직 열리지 않은 쇼핑몰 같다.
조용하고, 평온하고,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다.
스탠드를 켜고 앉아 있으면 마음도 같이 켜진다.
그 시간엔 누구한테도 쫓기지 않고
나를 먼저 꺼내 쓸 수 있다.
내 시간을 먼저 채우고 출근을 하면
야근이 생겨도 마음이 무너지지 않는다.
이미 내 하루는 나로 시작했으니까.
야근을 해도, 좀 덜 억울하다.
회사(본업)와 나, 둘 다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어쩌면 이 순서를 바꾸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시간’은 필요하다.
그게 밤이든 새벽이든 상관없다.
나는 그걸 아침으로 선택했을 뿐이다.
하루의 시작을 나를 위해 먼저 쓰고 나니까,
나머지 하루가 좀 더 단단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