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오리지널 영화
계속되는 세계적 대 유행병으로 인해 영화 개봉 계획은 수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픽사, 마블, 루카스 필름을 이끌고 있는 디즈니 역시 지금의 상황에서 별다른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자사의 영화 개봉 계획을 변경하고 있습니다. 007 노 타임 투 다이 영화가 11월로 개봉일을 변경했을 때만 하더라도 너무 과한 결정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유니버설 픽쳐스의 선택은 선견지명이 있는 것으로 할리우드에서 간주되고 있으며, 다른 제작사의 영화들 역시 개봉일을 2020년 말로 변경하거나 2021년으로 변경했습니다. 어떤 영화는 개봉 계획을 무기한 연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디즈니의 새로운 개봉 계획을 보면서 드는 의구심은 거대한 미디어 제국을 이끌고 있지만, 정작 자사의 오리지널 영화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20세기 폭스를 인수하면서 전 세계 박스오피스 점유율이 40%에 달하며 2019년 디즈니는 자사의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마블, 스타워즈 영화로 그야말로 행복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디즈니 역시 세계적 대 유행병을 피해 가지 못했고 개봉 계획을 계속해서 변경하게 됩니다.
다른 제작사가 갖지 못한 강점 하나는 바로 디즈니에서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극장 개봉이 여의치 않을 경우 바로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공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르테미스 파울은 극장 개봉 예정이었지만, 극장에서 개봉하더라도 많은 수익을 얻지 못할 것을 알았기에 바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로 직행했습니다.)
그리고 MCU 영화의 개봉 연기는 디즈니에게 있어 수익을 악화 시키는 결정적인 요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평상시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하나의 공유된 세계관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MCU 영화는 어떤 영화 하나가 개봉이 연기된다면 다른 영화들 역시 모두 개봉일을 변경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디즈니의 영화 개봉 일정은 많은 지연이 있었습니다. 세계 2위의 영화 시장을 타깃으로 제작한 뮬란 영화는 중국 내 상황으로 무기한 개봉을 연기했습니다. 새로운 스타워즈 영화와 아바타 영화는 각각 1년씩 연기되었습니다. 인수한 폭스 영화들 역시 개봉일이 변경되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디즈니의 새로운 영화 개봉 계획을 보면 정작 디즈니 오리지널 영화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디즈니에서 제작하는 프랜차이즈 영화나 새로운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에 의존하지 않고 철저하게 수익성 위주로 영화 개봉 계획을 변경하고 있는 것입니다.
테마파크를 기반으로 제작한 정글 크루즈, 픽사의 소울 같은 몇 편의 애니메이션 영화 외 디즈니의 새로운 영화 개봉 계획은 디즈니 자체 프랜차이즈 영화나 새로운 영화는 이상하게 빠져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디즈니가 인수한 회사들 외 자사의 오리지널 영화를 등한시한다고 볼 수 없지만, 아르테미스 파울같이 성공과는 거리가 먼 영화들뿐입니다. 아르테미스 파울 영화도 시간의 주름, 존 카터,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론 레인저 영화와 같은 운명으로 그때와 지금이 다른 것은 디즈니 플러스라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극장 개봉이 여의치 않거나 큰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되며 바로 디즈니 플러스로 직행시킬 수 있다는 옵션을 갖고 있을 뿐입니다.
이제 디즈니에게 있어 마블, 스타워즈가 아닌 영화는 더 이상 그들의 우선순위가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디즈니 하면 생각나는 주옥같은 애니메이션 영화는 그들에게 더 이상 우선순위가 아니며, 과거의 영광을 기반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가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디즈니의 새로운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영화 시장에서 이제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제작하는 데 있어 제작비 1억 달러(1,199억 5,000만 원)는 기본적으로 고려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마케팅 비용까지 합쳐지면서 손익 분기점을 넘기 위해선 다른 나라에서의 수익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수익은 이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으로 특히 중국 시장을 할리우드가 집중 공략하고 있고, 디즈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은 중국 사람들의 취향에 맞춰 제작한 뮬란 영화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중국 내 상황이 여의치 않자 뮬란 영화 북미 개봉일은 변경하는 대신 무기한 연기를 선택한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애니메이션 실사 리메이크 영화가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겠지만, 언젠가는 자신들이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 소재도 고갈될 것입니다. 스타워즈 영화 역시 점점 많은 사람들이 싫증을 느끼고 있고, 슈퍼히어로 영화 역시 그 열풍이 언제 꺼질지 모릅니다.
디즈니는 대중문화 향수를 자극하며 이를 기반으로 철저한 상업성 위주로 상품화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데 있어서는 투자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느껴집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는 초창기에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최근 들어서 볼 만한 영화들이 공개되면서 많은 가입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 번의 실패를 거듭하면서 투자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투자를 진행하면서 서서히 빛을 보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철저한 상업성 위주의 운영은 가까운 미래 디즈니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