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맛바람 어머니 상담

by 서내

이 일은 학원 오픈 초반 당시의 일화를 바탕으로 한다.


학원 오픈 당시만 하더라도 (2010년 초반) 이쪽이 새로 생긴 단지에 새로 생긴 신설학교들로 치맛바람을 부리는 어머님들이 상당했다. 치맛바람은 자녀교육에 지나치게 나서고, 관심이 심하며, 본인이 뭐라도 되는 냥 강사를 마음대로 휘두르려는 것을 일컫는다.


우리 학원은 소위 '치맛바람이 세다.'는 학군에 위치했다.


재밌는 사실은 치맛바람을 부리려는 아주머니들은 옷을 부티 나게 입고 오신다.

학원에서도 선생 기를 죽여놓고 자기 마음대로 휘둘리려는 작전인 걸까?

사실 명품에 대해 관심 없고, 잘 모르는 나로서는 아주머니가 어떤 가방을 드셨는지 어떤 제품인지 잘 알지 못했기에 기죽을 일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 어린 새내기 원장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들어오는 어머님들을 뵐 때면 괜히 위축됐다. 그들의 포스는 어마무시하다.

(물론 지금의 나는, 오랜 시간 사람을 상대하다 보니 강강약약 콘셉트로 더 당당하게 대처한다.)


대학은 어디 나왔고, 전공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문제집을 가져와서 본인에게 설명해 보라고 명하는 이도 있다.

'어디 뭐 아는 것 좀 얘기해 봐' 하는 뉘앙스의 말투와 행동거지들.

본인들이 많이 알고 온 양 이야기하지만 사실 제대로 된 정보는 하나도 없다.

카더라라는 식의 정보일 뿐.


그럼 나는 속으로 코웃음을 친다.

그리고 내가 아는 현 교육과정과 커리큘럼에 대해 앞으로 입시정보들에 이야기하면 그들의 태도는 슬슬 바뀐다.

빳빳하게 뒤로 처져있던 목을 조금은 수그리듯 나에게 다가오는 자세를 취한다.

그들이 나에게 다가오면 나에 대한 신뢰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뜻하지 않게 어머님들과 기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아마 그들의 뻣뻣한 행동은 자신들이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는데서 오는 듯하다.

물론 그 정보들이 거짓인지 진실인지 알지 못하더라도 무엇을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서 오는 자신감인 듯


치맛바람을 부리는 어머님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들은 불안했던 것이다.

자기의 자식이 너무 부족한 탓에,

본인이 직접 나서서 뭔가를 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좌불안석의 마음.







오랜 경험상 처음 상담할 때 느낌이 좋지 않은 분들과는 오랜 시간 함께 할 수 없다.


나는 그저 내 갈 길을 가면 된다.

그들에게 휘둘리거나 상처받을 필요가 없다.

그들은 물 흐르듯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물방울 중 하나일 뿐 나와 진득한 인연은 없는 사람들이니.



*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배려해 주시는 분들이 더욱 많으십니다.

좋은 이야기도 차차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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