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쌀 뽀르 파보르(Sin sal por favor)

-바르셀로나의 맛-

by 콕스웨인

"신 쌀, 뽀르 파보르(Sin sal por favor) ,라고 해야 해."


너의 말에 무슨 의미냐고 되물었었다. 내 질문을 받은 너는 살며시 미소 지으며 가 보면 알 거라고 답했었다.


5월의 바르셀로나는 적당히 더웠고 적당히 시원했었다. 길게 나 있는 거리마다 야자수들이 심어져 있었고, 햇살을 가려주는 차양이 되어 맞잡은 우리의 손에서 땀이 나지 않게 해 주었었다.


이곳이 맛집이라는 너의 말에 가게 안으로 들어선 우리. 마주 보고 앉아 무엇을 주문할지 설렘으로 애피타이저를 대신했었다.

빠에야와 샹그리아. 그렇게 주문을 하면서 너는 신 쌀 뽀르 파보르라고 덧붙였었다.


그래서 그게 무슨 의미냐고 다시 한번 묻는 내게, 소금을 빼달라는 말이라고 기대가 담긴 미소를 한껏 띠었었던 너.

그 정도로 음식이 짠가,라고 혼잣말을 내뱉은 내게 너는 잊지 못할 말을 남겼었다.


"너무 짜면, 음식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으니."


그래, 네가 말한 대로 소금을 덜어냈기에 빠에야와 샹그리아 그리고 바르셀로나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너의 그 말, 그 문장 덕분에 지금도 선명하게 그때의 풍경, 그때의 맛 거기에 그때의 너를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신 쌀 뽀르 파보르(Sin sal por favor), 본연의 추억을 되살리게 해주는 그 말을, 여전히 혀 안쪽 깊이 남겨두었다.

마치 잊히지 않는 맛처럼, 잊히지 않는 너처럼.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