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 n년차. 여전히 회사 생활은 쉽지 않다. 늘 그랬듯이, 1년이 되면 스믈스믈 쉼의 욕구가 올라온다. 직장생활을 하던 나는 죽고, 다시 진짜 '나'로 돌아가기 위한 재탄생의 과정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어떤 좋은 회사에 다니더라도 회사는 나를 책임져 주지 않는다. 그래서 매일 생각한다. 내 일을 하자. 내 일을 하면 다른 외부의 것들에서 나를 지켜낼 수 있다. 일을 하는 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누구나 일을 하고 있고, 그 일을 통해 자기의 일, 자기의 것을 하기 위한 연습을 해야 한다. 시간 관리가 아니라 에너지 관리를 해야 하며 그렇게 비축한 에너지는 나의 일을 하는데에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실제로 시간 관리를 하려고 고군분투하고, 실제 시간은 어디로 새는지도 모르게 줄줄 새 나간다. 나도 그렇게 많은 에너지를 뺏겼고 시간이 새 나갔다.
일을 대할 때의 태도에서 나의 한계를 볼 때가 많다. 또 성장을 볼 때도 있다.
진짜 나를 찾기가 어렵듯이 내가 정말로 중요시해야 하는 일들이 무엇인지 가끔 찾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러다가 문득 모든 게 다 사소한 일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어떤 일에 너무 많이 묶여있는 것, 많은 생각들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 걱정하고 염려하는 일들, 무엇인가를 두려워하는 것 등. 세상에는 많은 사소한 일들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사소한 일들 때문에 더 중요한 것들을 많이 놓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 나의 일에 더 시간을 쏟아야겠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돕는 일. 섬기는 일. 사랑을 전달하는 일. 그런 일들이 다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자. 나에게 고립되어 있지 말고, 이걸 해야지 저걸 해야지 나만의 생각에 갇혀있지 말고 그냥 자유로워지자.
누군가를 섬기는 것
누군가를 위해서 어떤 일을 하는 것. 그게 사소한 일이 되었든, 큰일이 되었든 나는 그걸 생각보다 많이 어려워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내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칭찬을 받고 싶어서, 혹은 일을 잘한다는 소리가 듣고 싶어서 늘 사소한 일은 하기 싫어하고 귀찮아하는 마음도 있었다. 대체 이런 걸 왜 내가 하고 있어야 하는 거지? 본인들은 손발이 없나? 그렇지만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의 손발이 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일이란 것은 본래, 누군가의 불편함을 해소시키는 목적으로 생겨난 것이라고 (지금은) 생각하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내가 이 일 말고 다른 일을 하는 날이 올까? 무수히 많은 것에 관심을 가지는 나로서, 내가 과연 마케팅 일이나 독립 출판, 글 쓰는 일을 계속하게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나에게 단순히 죽어가는 일 년이 아니라 살아가는 일 년으로써의 의미를 가진다.
한 분야의 최고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더 넓은 세계를 가지고 싶다. 나만의 넓은 들판, 혹은 우주. 값진 경험들로 가득 채워진 내 삶은 과연 어떨까? 그때는 겨우 1년짜리가 아니라 하나의 세상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 날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