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썩어 없어지고 남을 나의 흑백 안면 골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선명한 골 위로 안개처럼 옅게 덮인 것이 살이요, 그 아래 실지렁이같이 퍼져 있는 것이 혈관일 것이다. 생김새도 모두 다른 28개의 상아들이 동굴 속 석순처럼 여백 없이 꽉 들어차 있다.
곳곳이 땜질이다. 부실공사로 드러난 골조에 황급히 덧바른 백시멘트 같다. 흐릿한 것이 본연의 내 것이요, 희고 밝은 것은 외부의 것이다. 잇몸에 내린 뿌리는 더 깊은 곳을 향하지 못하고 조금만 건들면 뽑힐 것처럼 위태롭게 박혀있다. 갈수록 내 몸 곳곳에 백시멘트가 덕지덕지 발릴 것이다.
사납게 윙윙거리는 스케일러의 기계음이 훑고 지나간다. 상념 속으로 잠시 도피하려 해도 귓속을 때리는 파쇄음에 어느새 상념도 산산조각 난다.
요즘 들어 왜 이리 시린 것이 많은지... 눈이 시린가 하면 이가 시리고, 이가 시린가 하면 손발이 시리고, 손발이 시린가 하면 마음이 시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