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없는 것에 대한 예찬

by 반디

때로는 이름이 없고 싶다.


이름없는 풀꽃들이 어느 돌담, 어느 언덕에 있어도 아름답듯이

지어지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지어지지 않는 자유를 얻으니.


무명,

이름이 없음으로 값을 매길 수 없고

무용지물,

쓰임이 없음으로 평가받지 않고

무색무취,

색이 없음으로 취하지 않고

무념무상,

잡념이 없음으로 상하지 않고

무위자연,

틀이 없음으로 자연스럽고

무궁무진,

셀 수 없음으로 끝이 없는


무명하고 무용지물한 존재인 나로, 무색무취한 하늘을 보며 무념무상하게 무위자연에서 무궁무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