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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ㄱㄴ Apr 16. 2019

이륙

"5,4,3,2,1, 스타트. 고생하세요"

주조정실과 부조정실의 감독이 동시에 카운팅을 한다. 시작이다.  방음이 되는 철문은 육중하게 닫혔다. 이제 스튜디오와 부조정실에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한다. 오십여개의 모니터와 열두명의 사람, 각자의 앞에 놓인 쓸모가 다른 기계들. 앞으로 한시간을 온전히 우리의 힘 만으로 무사히 보내야 한다.  매 방송 카운팅 소리를 들을 때마다 이륙하는 우주선에 타버린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방송이 시작되면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다. 지구에 발 닿지 않는 이 부조정실에서 우리는 각 분야의 유일한 전문가들이다.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준비가 덜 되었더라도 예외는 없다.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실제 상황으로 벌어지는 생방송.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우리에게 할당된 한 시간은 지금 가지고 있는 패들로 어떻게든 버텨내야 한다. 그건 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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