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우연못
우연못은 제주에 있는 모던 티하우스이다.
어머님은 1층에서 맛있는 밥집을 하시고 따님은 2층에서 티하우스 우연못을 운영한다.
우연못은 연우라는 따님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한다. 너무 아름다운 이름 아닌가.
우연못.
1층 맛있는 밥집을 지나칠 필요는 없다.
1층의 밥집은 이글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꼭 들러서 밥을 먹고 2층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2층으로 올라가면 깨끗한 정원과 함께 하얀색 티하우스가 나온다.
처음 티하우스를 상상한 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전통찻집 느낌으로 생각하고 올라간 우연못은 전통보다는 모던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전체적인 인테리어가 모던하고 심플했는데 고리타분하지 않고 젊은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는 노력이 보였다.
고정관념은 무섭다.
차라는 말은 우리에게 어떤 이미지를 주는가...
나 또한 그 이미지를 머리에 담고 있었고...
차라는 말과 티라는 말은 같은 말이지만 우리에게 어떤 다른 이미지를 주는가...
티를 즐기는 곳은 여러 곳으로 나뉜다. 시음과 함께 체험을 할 수 있는 바가 마련되어 있고 좌식으로 앉아서 차를 즐길 수도 있으며, 테이블에서 편하게 즐길 수도 있다. 물론 룸도 마련되어 있어 조용하게 즐길 수도 있다.
시음을 신청하면 3가지 차를 선택하여 시음을 할 수 있다. 차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차를 서서히 우리는 동안 말이다. 티의 종류는 다양했다. 전통적인 티 종류와 함께 이름도 너무 예쁜 다양한 차들도 존재한다. 차는 콘셉트를 정해서 개발되는데 우연못의 사장님이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차를 고르면 한 가지 한 가지씩 차를 우려 주는데 우려내는 동안 차에 대해 설명도 해 주어 차분하게 시간을 보내기 매우 좋았다. 중간에 어머님께서 올라오셔서 직접 차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셨다. 아주 옛날부터 차를 사랑하신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시간이 언제 지나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그 이야기에 빠져 있었다.
어머님의 이야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차는 첫사랑이다.
차와 함께 잘 어울리는 플래이팅도 좋았는데 여백은 아름다웠고 맛 또한 자칫 텁텁할 수도 있는 떫은 뒷맛을 달콤하게 마무리해 주었다. 모던한 인테리어와 소품 하지만 선을 지키는 포크, 조약돌, 나무는 적절한 분위기를 잘 조율하고 있었다.
주변 인테리어는 나무와 갖고 싶은 예쁜 잔 그리고 다구(차를 우릴 때 쓰이는 도구)들이 곳곳에 있어 모던한 분위기에도 티하우스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다. 젊은이들에게도 차를 보급하고 싶다는 어머님 그리고 따님의 마음이 와 닿는 듯했다.
차를 체험하며 시음한다. 물론 내가 해 볼 수는 없었지만 앞에서 차를 정성스럽게 우리는 모습을 보자니 참으로 마음이 따뜻해진다. 전통적인 다구를 사용하면서도 현대적인 도구를 함께 이용하는 모습이 이채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차 사업은 전체적으로 적자라고 한다. 여러 가지 차를 다루는 것 또한 어렵고 경작도 어렵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표 차 오설록 조차 계속 적자라고 하니 말 다했다. 차를 만들고 다루는 사업이 얼마나 어려운 길인지 알면서도 그 길을 가고 있는 분들이니 참 대단하지 않은가.
우연못.
이름만큼이나 예쁜 티하우스이다.
1층의 밥집은
따님의 이름을 따서
연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