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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Aug 28. 2024

금리를 알면 경제 흐름이 보여요(상편)

금리로 쉽게 알아보는 최근 경제 트렌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추이


본격적으로 칼럼을 시작하기 전에 그래프 두 개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차이가 있나요? 뭔가 다르긴 하지만 전체적으론 큰 차이 없이 대동소이하죠?


위 그래프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추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은 3.5%, 미국은 5.5%(상단 기준)로, 2% p의 격차를 나타내고 있죠. 그리고 한국과 미국은 금리인상 이후 계속해서 동결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데, 한국의 경우는 2023년 1월 이후 13회 연속(1년 7개월)이고 미국은 2023년 7월 이후 8회 연속(1년 1개월) 동결의 스탠스를 취하고 있습니다. 두 국가 공히 아주 신속하게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것과는 다르게 그 이후부터는 줄곧 동결 결정만 하고 있는 거죠.



왜 동결만 하고 있을까?


왜 동결일까요? 기준금리 동결은 흔히 2가지 경우에 결정하게 됩니다. 첫째는 동결이 의미 있는 선택일 경우입니다. 즉 인상이나 인하를 할 경우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 있고, 그 선택이 경제에 안 좋은 결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동결을 택하는 겁니다. 둘째는 인상이나 인하, 그 어떤 것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결을 선택하는 경우입니다. 이는 자국의 상황이나 사정뿐 아니라 스스로 어떤 식으로든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때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미국의 동결은 첫 번째 케이스에 해당됩니다.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시킴으로써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을 잡아간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이후 동결을 선택하고 기다리는 겁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금리가 높다 할지라도 어느 정도 경기가 양호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일정 기간 전략적으로 동결을 유지한 채 물가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기 때문이죠.


한국의 동결은 안타깝지만 후자에 가깝습니다. 즉 선택권이 내가 아닌, 남이 가지고 있는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물가(소비자물가상승률) 수준은 한국은행 목표치인 2%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2022년 7월 6.3%까지 치솟은 이래 계속 하락해 현재는 2% 중반(7월 2.6%)까지 낮춰졌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리한다면 전략적으로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를 선택할 수도 있는 상황까지 왔다 할 수 있죠.




한국이 과감히 (미국보다 먼저) 금리인하를 할 수 없는 이유


하지만 그것 만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경기부양만을 보고 금리를 낮추게 된다면 환율상승이라는 후폭풍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한국은행에서는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의 급등도 우려하고 있죠). 환율이 오르게 되면 수입물가를 자극할 뿐 아니라 물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석유류 수입가격까지 널뛰게 됩니다. 그렇게 될 경우 현 2.6%의 물가상승률은 다시 3%를 가뿐하게(?)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지죠. 기껏 어렵사리 낮춰놓은 물가의 고삐를 놓칠 수도 있다는 이야깁니다.


금리를 낮출 경우 환율이 오르는 이유에 대해 잠깐 설명하자면 금리는 ‘돈의 가치’라 할 수 있습니다. 금리가 높다는 것은 이자를 많이 받거나(예금) 혹은 이자를 많이 내야(대출)한다는 의미죠. 즉 금리가 높다는 표현은 ‘돈의 가치’가 상승했다는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어요.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5%, 한국은 3.5%로 2% p의 격차가 있습니다. 이는 곧 미국 돈인 달러의 가치가 한국 돈 원화보다 2% p 높다는 겁니다.


이를 환율로 연결해 볼까요? 환율은 ‘두 나라 사이 화폐의 교환비율’을 의미하는데, 만약 외국 돈의 가치가 상승하게 되면 환율 또한 올라가게 됩니다. 즉 미국 달러의 가치가 현재 한국 원화보다 2% p만큼 더 높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환율이 상승(1,100원 → 1,300원대)하게 된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통해 한국 돈의 가치를 떨어뜨리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외국 돈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환율은 현재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 겁니다. 환율이 오르게 되면 수입 물가를 자극함으로써 물가상승을 유도하게 되는 거고요.


이런 애매한 상황 때문에 한국은행은 역사적으로 가장 오랜 기간인 13회 연속 (주야장천) 동결만 하고 있는 겁니다. 전략적 동결이 아닌, 트랩에 갇힌 듯 어쩔 수 없이 동결만 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안타까운 현실인 거죠. 대한민국 국력, 경제력의 한계라 할 수밖에 없고요. 하지만 변함없는 동결 기조 속에서 마침내 변화가 찾아올 예정입니다. 미국에서 먼저 금리를 내릴 예정이라 발표했기 때문이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 금리를 알면 경제 흐름이 보여요(중편)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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