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시대의 돈습관> 원고에 대하여
8번째 책을 계약했습니다.(아래 링크) 그리고 5개월이 흘렀네요. (가제)『장기불황시대의 돈습관』 초고를 끝냈습니다. 홀가분해요. 마무리를 지을 수 있어서.
고생했다?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책 쓰기가 이렇듯 힘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그럴만했어요. 2020년 여름에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을 끝낸 후, 단독저서는 무려 5년 반만이었으니까요. 물론 중간에 공저로 『위대한 영화는 이것이 있다』(2022년), 『여유로운 퇴직을 위한 생애설계』(2023년)를 출간했지만 다소 묻어가는(?) 느낌이 있는 공저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양도 양이지만 부담감, 책임감이 훨씬 크게 다가왔어요. 어둠이 밀려오는 망망대해 한복판에 홀로 떠있는 듯한 그런...
그전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음... 힘들다기보다는 의도적으로 힘이 들어간? 잘 쓰고 싶었나 봅니다. 나 자신을 다그친 시간들이 아니었나 싶네요. 전과 비슷한 부분도 있었어요. 책은 머리가 아닌, 엉덩이로 쓴다는 것! 맞아요, 엉덩이의 힘이 마침표를 찍게 합니다. 버틸 수 있게 해 줘요. 그게 없으면 긴 호흡과 무게감은 나오기 힘들어요.
2개월 여, 특히 1월 한 달간은 도서관에 출근도장을 찍으며 주말도 없이 작업했습니다. 심지어 도시락도 싸가지고 다녔죠. 돈을 아...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요. 방점을 찍고 나서 생각하니 아무리 그래도 2달 만에 원고를 다 쓴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 빠른데?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곰곰이 생각하니 2가지 이유 때문인 듯싶네요. 첫 번째는 강의의 힘인 것 같아요. 강의 교안이 있다 보니 이미 콘텐츠는 어느 정도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그걸 글로 잘 다듬으면 되는 거였죠. 물론 그 작업도 만만치는 않습니다만. 두 번째는 이미 써 놓은 칼럼의 힘이었습니다. 지속적으로 브런치에 칼럼을 쓰다 보니 그 글들만 잘 모아도 책이 될 수 있죠.
다만 책은 하나의 주제, 대상을 관통해야 합니다. 불특정 다수를 위해 쓴 글이나, 책과는 다른 대상을 향해 썼던 글은 모아 놓는다고 해서 책이 되지 않아요. 수정, 각색, 보완이 필요하죠. 그 작업이 쉽지 않습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대상에 맞춰 내용과 톤도 모두 수정해야 하죠. 단순 노동이 아니다 보니 계속 머리를 써야 하고, 그러다 보니 쉽게 지치게 되는 겁니다. 그럼에도 계속 앉아서 써야 하니 결국은 엉덩이의 힘이 되는 거고요.
표도 많고, 그림도 많습니다. 글도 길고요. 처음부터 출판사에서 두께가 있는 책을 원했기 때문에 원고의 양이 많아요. 다 쓰고 나니 A4지 기준으로 약 180p가 넘네요. 아마도 책으로 옮기면 최소 350p 이상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에필로그예요. 마무리를 잘하면 다 좋아 보이잖아요. 그 부분을 옮겨 볼게요. 물론 최종 편집 작업을 하다 보면 이 부분이 빠지거나 수정될 수 있긴 하지만요.
수많은 독자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네준 문학 전도사이자, 고난 앞에서도 결코 미소를 잃지 않았던 희망의 상징과도 같은 분이 있습니다. 생후 1년 만에 소아마비를 앓아 평생 목발에 의지해야 했음에도 자신의 장애를 신체적 불편함일 뿐 불행의 근거로 두지 않았죠.
육체적 고난과 싸우며 학업에 열중했고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 후에는 미국으로 넘어가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까지 받았습니다. 이후 모교인 서강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살아생전 제자들 양성에 온 힘을 기울였고요.
하지만 삶을 살아낸다는 것은 결코 녹녹지 않았습니다. 유방암, 척추암, 간암이 벼락처럼 덮쳐왔음에도 강연과 집필 활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간암 투병 중 의식이 가물가물한 순간에도 독자들에게 희망을 전하려 애썼죠. 그리고 세상을 떠나기 불과 며칠 전, 그녀는 마지막 수필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의 서문을 마무리했습니다. 병실에서 힘겹게 써 내려간 이 책은 그녀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선물이 되었고, 책을 통해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도 기적이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들도 기적입니다. 하루하루를 기적으로 만드세요."
故 장영희 교수(1952~2009)는 세상의 작은 빛이자 위로였습니다. 그녀가 남긴 주옥같은 책을 읽다 보면 그녀가 얼마나 따스한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았는지 알 수 있어요. 문학이 곧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삶을 지탱해 주는 힘이라 말하는 그녀의 책 『문학의 숲을 거닐다』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탐 설리반이라고 하는 미국의 시각장애인 사업가는 인터뷰에서 절망과 자괴감에 빠졌던 자기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말은 단 세 단어였다고 했다. 어렸을 때 혼자 놀고 있는 그에게 옆집 아이가 “같이 놀래?(Wnat to Play?)”라고 물었고, 그 말이야말로 자신도 다른 사람과 똑같은 인간임을 인정해 주고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말이라고 했다.
“같이 놀래?(Want to Play?)”는 인문학의 본질을 그대로 보여주는 문장입니다. 얼굴색도, 언어도, 삶의 환경도 전혀 다른 전 세계 수십 억 명의 사람들이 부대끼고 경쟁하며 살아가야만 하는 이 세상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궁극적으로는 화합하고 사랑하며 살아가야 함을 알려 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인문학의 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양 철학사에서 가장 도발적이면서도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철학자였지만, 생애 자체는 너무나 불행했던 사람이 있습니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훗날 ‘신의 죽음’을 선언하며 기독교 도덕을 강하게 비판한 위인. 그리고 24세라는 젊은 나이에 스위스 바젤 대학교의 고전 문헌학 교수가 될 만큼 똑똑했던 천재, 그는 바로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 1844년~1900년)였습니다.
니체의 사상은 당시에는 폭력적이라 할 만큼 과격했어요. 망치를 든 철학자란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죠. 또한 “신은 죽었다”라고 외쳤을 뿐 아니라 ‘초인(Übermensch, 위버멘쉬)’이 되어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을 파괴한 후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라고 주장했는데, 이 정도라면 부정의 화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니체는 이어지는 메시지로 ‘영원회귀’를 말합니다. "네가 지금 사는 이 삶이 영원히 반복된다 해도, 너는 기꺼이 '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현재의 삶을 열렬히 사랑함과 동시에 진심으로 삶에 충실하라 요구하죠.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뜻의 아모르 파티(Amor Fati)는 고통스러운 운명일지라도 그것을 긍정하고 사랑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라 할 수 있습니다.
니체는 사랑했던 여인에게 실연당하고, 평생 지독한 편두통, 시력 약화, 위장 장애에 시달렸으며, 심각한 건강 문제로 불과 35세에 교수직을 사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45세인 1889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채찍질당하는 말을 껴안고 울음을 터뜨리는 정신적 붕괴를 겪은 후 10년간은 정신적 침묵 속에서 지내다 안타까운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런 그가 아모르 파티를 힘주어 말했습니다. 운명이니 기꺼이 사랑하라며 말이죠. 그리고 그 운명이 영원히 반복될지라도 그때마다 힘주어 “그래, 다시!”를 외쳤던 겁니다.
2016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도깨비>는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 그리고 그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 기억상실증 저승사자 앞에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소녀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 중에서 공유가 열연한 도깨비는 고려 시대 무신(武神)인 김신 장군으로, 그를 시기한 무리에 의해 자신이 충성을 다했던 어린 주군으로부터 칼을 받고 죽음을 맞게 됩니다. 하지만 이를 안타까워한 백성들의 간절한 염원에 신은 그에게 상이자 벌로 영생의 기회를 줍니다. 수천 명의 피를 묻힌 그의 칼이 가슴에 꽂힌 채,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외로운 도깨비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939살 김신은 어린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을 만나 운명처럼 사랑하는 사이가 됩니다. 그때부터 고민에 빠지게 되죠. 자신의 몸에 꽂혀 있는 칼을 뽑으면 불멸의 고통이 끝나지만, 이승에서의 모든 인연이 소멸하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그는 사랑하는 여인을 죽이려 하는 악귀를 처단하기 위해 도깨비 신부의 손을 빌려 칼을 뽑습니다. 그리고 재가 되어 무(無)로 돌아갑니다. 오열하는 지은탁을 안으며 "너를 만난 내 생은 상이었다. 비로 오겠다. 첫눈으로 오겠다. 그것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신께 빌어보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완전히 소멸합니다.
불멸의 삶은 김신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지금 네가 살고 있는 이 삶이 똑같이 반복된다면…
수 천 번 수 만 번 반복된다고 해도…
너는 이 삶을 ‘예!’하고 받아들이겠는가?”
힘든 삶입니다. ‘살아가는 것이 아닌, 살아내지는 것’이 삶이라고도 합니다. ‘살아보니 살아지더라’하는 푸념 섞인 말도 나옵니다. 어쨌든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것도 아주 잘 말이죠.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을 먼저 살다 간 수많은 인생 선배들의 말을 듣자면 답이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경제가 아무리 어렵다 한들 돈은 답이 아닌 것 같네요. 장영희 교수님의 이야기처럼 우리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같이 놀래?” 하는 인문학의 힘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니체의 말처럼 영원회귀가 이어질지라도 나는 지금의 운명을 사랑하고, 절대적으로 “예!”라고 외칠 수 있는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문의 마지막 문단을 다시 한번 인용하며 이 책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 당신은 더 이상 돈에 휘둘리는 약자가 아닐 것입니다. 당신의 손에 들린 잔에 불안의 쓴맛이 아닌, 성취와 희망의 달콤함이 채워지길 소망합니다. 자, 이제 잔을 높이 드세요. 당신의 빛나는 인생과 경제적 자유를 위해, 건배!”
이제 이 원고는 편집 작업에 들어갑니다. 출판사의 피드백과 상의를 통해 더 세련되고 가독성 있게, 그리고 필요한 내용들을 보완하여 보다 나은 원고로 탈바꿈시킬 예정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책 출간 전에 또 소식 전할게요.
차칸양 드림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강의, 칼럼 기고 및 재무컨설팅 문의 : bang1999@daum.net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https://cafe.naver.com/moneystreamhabit) -- 경알못 탈출 100일 프로젝트
1. 라이프 밸런스 컨설턴트(Life Balance Consultant)이자 경제인문학자 차칸양이 개인 재무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평소 자산관리나 재무설계 그리고 노후 대비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몰라 실행하지 못했던 분들, 투자를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거나 겁부터 나시는 분들 혹은 실패하신 분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함으로써 경제 플랜을 세워야 하는 새내기 직장인들, 퇴직을 앞두고 경제를 비롯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 분들 등 경제와 관련된 조언과 해법을 드립니다. 또한 컨설팅을 진행하더라도 절대 펀드, 보험상품 등에 대한 가입 권유를 드리지 않습니다.^^
방식은 직접 대면과 온라인(화상) 방식 2가지가 있으니 본인의 상황에 따라 신청하시면 됩니다. 직접 대면이 꺼려지거나 거리상으로 먼 지방 거주자의 경우 온라인 방식을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재무, 투자 그리고 인생 준비를 위한 여러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의 많은 관심 바라며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https://brunch.co.kr/@bang1999/4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