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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Jun 14. 2016

사상 최저 기준금리 인하 조치,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금리인하, 서민들에게도 도움이 될까?


기준 금리, 사상 최저를 기록하다


지난 목요일인 6월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를 1.5%에서 사상최저치인 1.25%로 0.25% 낮춘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초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그 예상을 살짝 뒤집었네요. 이 조치에 따라 따라 많은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평범한 한 개인으로써 이번 사상최저의 금리 인하를 어떻게 봐야 할 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먼저 인하 이유입니다. 왜 한국은행에서는 1년간이나 동결시켜 오던 금리를 인하했을까요?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 경제에 들어온 빨간불을 더 이상 방치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네요. 그만큼 우리나라의 경기가 경제 정책입안자들의 생각보다 더(이미 많은 국민들은 불황의 고통을 온몸으로 겪고 있는데 말이죠...) 나빠지고 있다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5월 내수 경기지표와 물가지수 등은 4월 대비 훨씬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고, 하반기에는 더욱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생각했기 때문이죠. 거기에 더해 눈치만 보고 있던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7월로 넘어가며 이번 타이밍이 ‘딱’이라고 본 것 같습니다. 지금 안하면 못할 수도 있을 거라는 위기감도 한 몫 했겠죠.



금리 인하에 따른 교과서적 효과 4가지


금리인하를 하면 어떤 상황이 뒤따르게 될까? 먼저 교과서적 내용으로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이 4가지 정도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부동산을 비롯한 실물자산의 가격이 상승하게 됩니다. 금리(金利)란 돈(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利益)을 의미하는데요, 금리가 낮아진다는 말은 돈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든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돈의 가치가 낮아진다고도 할 수 있죠. 돈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면 이와 반대로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 자산(돈으로 사야하는)의 가격은 상승을 하게 됩니다. 평소 3억에 살 수 있었던 아파트 가격이 금리 인하로 돈의 가치가 떨어짐에 따라 상대적 가격 상승을 하게 되는거죠. 예를 들어 기말고사에서 난 평소와 같은 시험점수가 나왔는데 다른 아이들의 점수가 떨어짐으로써 내 등수가 올라간거나 마찬가지란 이야깁니다.


둘째로는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게 됩니다. 인하 전 1.4~1.8% 밖에 되지 않는 1년 정기예금의 금리가 더 떨어지게 됨으로써 저축을 하던 사람들이 보다 적극적인 투자처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그러면 갈 곳은 대개 2군데 밖에 없죠.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 돈이 몰리게 됨으로써 이 두 시장은 자연스럽게 활기를 띠게 될 것입니다.


셋째. 환율이 올라가게 됩니다. 환율이란 자국 화폐에 대한 다른 나라 화폐와의 교환비율입니다. 자국 화폐, 즉 원화의 가치가 낮아지게 되면 상대적으로 외국 화폐, 즉 달러, 엔화, 유로화 등 외국 화폐의 가치가 상승하게 됨으로써 환율이 올라가게 되는거죠. 현재 달러당 1,160원 수준인 환율이 1,200원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수출기업들에게는 가격 경쟁력이 생기게 되므로, 수출에 보탬이 되겠죠.


마지막으로는 인하된 금리만큼의 소비가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니 사람들은 저축보다 투자에 집중하겠지만, 더불어 저축을 통해 알량한 금리를 받는 대신 차라리 소비를 택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입니다. 사실 물가 상승률도 반영하지 못하는 만큼, 지금의 금리 또한 실질적 마이너스 금리라 할 수 있으며, 앞으로는 그 마이너스의 폭이 더 커진다 봐야 하겠죠.



기준 금리 인하, 과연 개인들에게도 도움이 될까?


이처럼 한국은행에서는 내수 경기부양과 부동산, 주식시장의 활성화, 수출 확대 그리고 국가 경제지표 개선 등 여러 가지 효과를 생각하며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볼 수 있습니다. 발표 당일,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의 표정과 목소리는 제로금리를 발표하는 것만큼이나 비장했죠. 자, 그렇다면 0.25%의 금리인하는 한국은행의 의도대로 효과가 있을까요? 있다면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 것이며, 그것이 일반 개인들의 실생활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먼저 정답을 말씀드리자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거의 없습니다. 한두 가지만 제외하고는 달라지는 게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먼저 금리 인하로 대출 금리가 조금 낮아질테니, 대출이 있는 사람들은 약간의 이득을 볼 수 있겠지만, 반대로 은행에 저축을 하는 사람들은 인하된 만큼 손해를 보게 되겠죠. 그리고 부동산을 비롯한 실물자산의 가격이 상승하거나 주식시장이 활기를 띤다고는 하지만, 글쎄요... 단순히 금리인하만으로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시장들은 수요공급과 정부 정책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죠. 환율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환율은 국내의 상황보다는 미국 금리 인상 여부에 따라 더 심하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소비는... 택도 없는 소리라 할 수 있겠습니다. 딸랑 0.25%의 금리 인하로 소비 활성화가 가능했다면 이미 국내 경기는 벌써 핫 뜨거! 수준으로 올라섰을 겁니다.



미국의 금리변화 추이를 보면 향후 한국경제가 보인다


제가 이번 금리인하의 영향이 거의 없다고 보는 데는 한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아래의 표를 하나 보시죠. 한국과 미국의 금리 변화표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재빨리 금리인하를 단행했습니다. ’07년 8월 5.25%나 하던 기준금리를 1년 4개월이 지난 ’08년 12월에는 제로금리까지 낯춰버렸죠. 금리인하로도 모자라 엄청난 금액의 양적완화를 단행했고요. 그리고서 경기가 조금씩 살아난다고 판단하여 7년이 지난 ’15년 12월에 0.25%의 금리인상을 한겁니다. 물론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앙지였으며, 국가경제가 심하게 흔들리는 상황에서의 어쩔 수 없는 극단적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빠른 금리인하와 더불어 양적완화는 결과론적으로 미국 경제를 수렁에서 건진 조치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당시 한국은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08년 9월 5.25%였던 기준금리를 5개월만인 ’09년 2월에 2.0%까지 낮춥니다. 유례가 없는, 대단히 빠른 행동이자 결단이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판단 미스가 나옵니다. 각종 지표들이 조금 나아지는 듯 보이자 금리를 오히려 올립니다. 3.25%까지 인상 후 경기가 안 좋아지는 듯 보이자(이 고지가 아닌가베...) 슬금슬금 다시 후퇴를 시작하여 이제 1.25%까지 내려오게 된 겁니다. 


어떤가요? 위의 비교표로 보니 어떤 미스를 범했는지 눈에 딱 들어오지 않나요? 물론 미국을 따라 한국이 제로금리를 가긴 어렵습니다. 그럴 경우 한국에 들어와 있는 수많은 외국자본이 높은 금리를 쫓아 한국을 떠날 가능성이 크니까요. 하지만 더 내려야 할 때 내리지 못하고, 오히려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지금의 국가경제를 더한 불황의 늪으로 빠지게 만든 실수만큼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위의 표에서는 미국금리만 나와 있지만, 현재 다른 국가들의 기준 금리도 살펴보죠.


* 유로 : 0.00%(제로금리)     * 영국 : 0.50%         * 캐나다 : 0.75%

* 일본 : -0.10%             * 스위스 : -0.75%       * 스웨덴 : -0.50%

* 호주 : 1.75%              * 대만 : 1.50%          * 멕시코 : 0.50%



내 경제는 내가 지켜야만 한다


정리하자면, 한국의 경제는 단순히 금리 인하만으로 살아나기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직접적으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양적완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거고요. 하지만 이 또한 쉽지않아 보입니다. 돈이 자연스럽게 국민들의 주머니로 들어가 직접적으로 소비와 연결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초래될 역효과도 클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정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하고 있겠지요.(아닐 지도...)


이번 사상 최저의 금리 인하 조치를 보며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힘들겠구나. 언제 이 불황의 어려움을 타파하게 될지 정말 아찔하구나. 참 오래가겠구나. 경제정책 입안자들이 진정 개인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함으로써 개인들을 위한 경제정책을 펴긴 어렵겠구나. 그렇다면 개인 경제는 어떻게든 내 스스로 지켜야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들. 


한가지는 명확히 해두어야겠습니다. 자본주의는 절대 봐주는 법이 없으며, 경제는 냉정하다는 사실. 내 몸을 내가 지키듯, 내 경제도 내가 지켜내야겠습니다.




차칸양

Mail : bang1999@daum.net

Cafe : http://cafe.naver.com/ecolifuu(경제공부,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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