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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Feb 28. 2017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하는 너를 위한
경제조언

사회초년생이 학자금 대출을 가장 빨리 갚아나가는 방법에 대해


동료 연구원의 아들을 만나다


얼마 전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의 동료 연구원으로부터 전화가 한통 걸려 왔습니다. 일상적인 안부에 이어 부탁 하나만 하자네요. 들어보니 첫째 아들이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할 참인데, 아무래도 경제에 대해 잘 모르니 재무관리나 설계, 이런 부분에 대해 조언을 해줄 수 있냐며 조심스럽게 물어보네요. 흔쾌히 오케이 했죠. 전 차칸! 양이니까요.^^


그렇게 평일 점심 때 만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동료 연구원도 같이 만나기로 했는데, 급한 일이 생겨 그 분의 아들과 저, 둘이서만 만나게 되었죠. 29살의 잘 생긴 청년이더군요. 특히 웃는 모습이 맑고 순수해 보여 더 좋았습니다. 이제 막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인턴 생활을 시작할 참이라 하네요. 오~ 그러고보니 의사 선생님에게 경제상담을 하게 된 거네요. 영광이 아닐 수 없었죠.


이야기를 조금 나누다보니 대출금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무려 8,000만원이나 되더군요. 대학과 대학원 학비를 학자금 대출로 해결하다보니 대출규모가 커질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앞으로 대출금은 어떻게 갚아 나가야 할지 그리고 투자는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 고민이 많아 이렇듯 재무상담을 요청하게 되었다 합니다. 참 기특하죠?



재테크보다는 경제라는 큰 숲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꺼내기에 앞서 잘 찾아 왔다고 했습니다. 제가 바로 사회 초년생 전문이라 했죠. 웃더군요. 웃는 타이밍이 아닌데 말이죠. 뭐 그래도 웃으니까 좋더군요. 같이 웃었습니다.^^ 일단 짧은 경제 강의를 먼저 시작했습니다. 대충 아래와 같은 순서로 이야기를 진행했죠. 


1. 문명의 시작 - 농업이 인류에게 차지하는 중요성

2. 중세 - 일의 의미, 화폐 이야기

3. 근대 자본주의 – 산업혁명, 애덤 스미스(국부론), 칼 마르크스(자본론)

4. 돈의 흐름, 경기의 변화, 정부의 역할, 기업의 역할, 개인의 위치

5. 자본주의하에서 개인의 경제관리법


시작을 문명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낸 이유는, 경제라고 하는 큰 숲을 보지 못한 채 단순히 재무, 재테크, 투자에만 빠져들게 되면 돈을 잃게 되기도 쉽지만, 설사 번다 할지라도 금새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며, 이럴 경우 다시 일어서기가 아주 어렵기 때문입니다. 즉 경제에 대한 공부는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의 경제관 또는 경제철학을 만들어 가는 것부터 시작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부익부빈익빈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갈 길을 잃고 방황할 여지가 너무나 크며, 더 나아가 돈만 바라보며 사는 사람, 돈에 의해 자신의 삶이 좌우될 수 있는 불행한 사람으로 살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사회초년생이 학자금 대출을 가장 빨리 갚아나가는 방법


50분에 이르는 짧고 숨가쁜(?) 강의를 마치고, 본격적인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무래도 8,000만원에 달하는 대출금을 어떻게 갚아나갈 것이냐가 가장 중요한 주제였죠. 먼저 인턴을 하게 되면 얼마정도 받는지 물어봤습니다. 세금떼고 월 300만원 정도 될 거라 하더군요. 월 지출은 얼마 정도 될지도 물었습니다. 자신이 계산을 좀 해보았는데, 아껴쓸 경우 8,000만원에 대한 이자와 월세, 각종 비용으로 약 130만원 정도는 들어갈 것 같다 하네요. 그렇다면 지출을 제외하고 170만원(수입의 57% 수준) 정도는 저축이 가능하단 말이겠죠. 연간으로 따지면 약 2,000만원 정도, 흠... 나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만족스러운 수준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가 아직 독신이기 때문이며, 갚아야 할 대출의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이죠.


그 친구에게 130만원의 지출을 다시 조절해 보라고 했습니다. 조금 더 아낄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찾아내어 줄여보라 했습니다. 만약 월 200만원(수입의 67% 수준)까지 저축할 수 있다면, 그리고 이 돈으로 대출을 갚아나간다면, 약 3년이면 8.000만원이란 거대한 빚을 다 청산할 수 있게 될 거라 말해 주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자 얼굴이 환해지더군요. 어떻게 대출을 갚아나가야 할지 막막했었는데, 3년이면 다 갚을 수 있다고 하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이 잡히는 것 같다네요. 그러면서 한가지 질문을 합니다. 그렇다면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그건 지금 고민하지 말라 했습니다. 무조건 대출부터 갚으라 했습니다. 빚이란 자신의 발목을 옥죄는 족쇄와 같아, 이것을 먼저 해결하지 않으면 결코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질 수 없기 때문이라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한번 당부했습니다. 돈을 모으기 위해 중요한 것은 투자가 아니라, 자신의 수입과 지출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지출을 어느 정도에서 묶어 놓을 수 있느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이죠. 지출을 잘 조절할 경우 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절로 모이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재테크를 잘할 경우 더 빨리 자산을 증식시킬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굳이 그런 리스크를 안지 않더라도 단순히 지출만 잘 조절해도 자산은 충분히 빠르게(생각보다 훨씬 빠릅니다) 모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 친구를 보내고 꽤나 뿌듯했습니다. 저렇게 자신의 경제상황에 대해 고민하고, 전문가(?)의 조언까지 잘 받아들여 실행하고자 하는 친구라면 앞으로 충분히, 아니 그 이상으로 잘 살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약간의 사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저 아플 때 한번쯤은 봐달라고 해도 되겠지, 하는.^^





차칸양

Mail : bang1999@daum.net

Cafe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경제/인문 공부, 독서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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