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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May 14. 2018

매일 축제처럼 살 수 있다면

에코독서방 6기 마지막 오프의 풍경 


토요일 새벽부터 비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내립니다. ‘하필이면 주말에..’ 이런 생각을 가질 만도 하지만, 따또 누나의 생각을 달랐습니다.      


“비가오면 오는대로 운치만점!”     


맞아요, 비가 오면 오는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다 좋지요. 언제 만나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즐겁고 행복하니까요.     



안성에서의 마지막 오프


지난 토요일, 에코독서방 6기의 마지막 오프가 있었습니다. 평상시에는 평일 저녁에 모여 저녁과 차 한잔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번 오프에는 특별히 따또 누나를 위해 경기도 안성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매번 오프 때마다 서울로 올라오는 그녀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안성에 내려가기로 한 겁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오프는 그녀에게 고생(?)을 시킨 셈이 되었습니다. 왜냐고요? 그녀가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거든요.     


안성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그녀의 집은 마치 전원주택처럼 너무나 이뻤습니다. 잔디밭을 조성해 놓은 마당을 보는 순간 우리는 ‘와 좋다~’를 연발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2층 집은 정갈하고 아기자기하기까지 했죠. 1층 거실에는 다양하고 맛있는, 게다가 건강하기까지 한 음식들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그냥 집에 있는 음식만 내놓은 수준이라 했는데 하나하나가 다 일품이네요.     



이번 오프에는 반가운 손님들도 함께 했습니다. 작년말부터 시작된 에코독서방 1호 분점인 안동점에서 세 분(편안함, 청라, 알콩달콩)이 참석한 겁니다. 경북 안동에서 경기도 안성까지, 무려 3시간 동안이나 빗길을 뚫고 올라온 거죠. 그동안 온라인 까페에서 글과 사진으로만 보았는데, 이렇듯 실물을 보니 더 없이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저와 청강은 아내와 함께 참석했는데, 에코의 좋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게 해주고 싶어서 였죠.     


따또 누나의 부군께서 직접 구워주신 목살, 삼겹살, 오겹살과 직접 담은 더덕주, 진한 더치 커피, 낭만소소가 집에서 가져온 송순주와 수제와인 그리고 여기에 더해 미얀마에 사시는 동욱형님이 멤버들 선물로 보내주신 유기농 커피와 캐슈넛까지, 먹을 것은 물론이고 분위기까지 부족함없이 차고 넘쳤습니다. 웃고 수다떨고, 사람들의 표정이 그렇게 밝을 수 없었죠.     


그리고 이어진 자기 소개의 시간과 반말 게임. 항상 그렇듯 우리는 금새 허물없이 친해집니다. 마음의 벽이란게 없으니 그럴 수 밖에요. 2층으로 자리를 옮겨 이미 공지했던 대로 한 사람씩 개인기 장기자랑을 시작합니다. 첫 순서로 라레스가 손가락 구부리기를 시도합니다. 약하다 평가를 받자 피아노 앞으로 자리를 옮겨 숨겨놓은 실력을 발휘합니다. 스킨 스쿠버에 피아노까지, 예체능인이었네요! 이어 따또누나의 시낭송이 이어집니다. <꾸미지 않아 아름다운 사람>이란 제목이네요. 그녀의 은은한 목소리와 표정이 빗소리와 너무 잘 어울립니다.     


심플리의 묘기같은 손가락 휘기에 이어 에코의 기타리스트 키위주스의 연주를 요청하자, 청강이 자신의 차에서 기타를 가져옵니다. 어쩜 이렇게 딱딱 잘 맞는 지. 키위주스가 일본 기타리스트 코타로 오시오의 'Twilight(황혼)‘을 연주합니다. 본인은 연습을 못해 매끄럽지 않다 하지만, 우리의 귀는 이미 황홀함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저는 옛 대학가요제 노래인 ’젊은 연인들‘을 불렀습니다만, 합창을 유도함으로써 잘 넘어갔죠.^^ 노래가 나오자 안동점에서 온 청라누나가 청강에게 ’안동역에서‘란 노래를 청합니다. 나홀로 노래방이란 앱을 활용, 청강이 신나게 한곡 뽑습니다.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대학 MT온 느낌도 나네요.     



매일 축제처럼 살 수 있다면


마냥 더 놀고 싶지만 우리는 이동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다음 스케줄로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안성 남사당패의 남사당 공연을 보기로 했거든요. 거의 2시간 가까운 공연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어깨를 들썩거리게 할 정도로 흥겨웠습니다. 춤도, 노래도, 풍물굿도 그리고 마지막의 줄타기까지 신나고 행복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더 좋았던 건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들까지 합류해 무대 위를 빙빙 돌며 춤을 추는데 우리 팀도 함께 했기 때문이었죠. 보는 것, 함께 하는 것까지 최고의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그냥 헤어지긴 아쉬우니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양지촌 생선국수’. 오~ 오늘 ‘첫 경험’ 많이 합니다. 생선을 갈아넣은 얼큰한 매운탕 국물에 소면을 풀어놓았네요. 양이 엄청납니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네요. 식사 후 마지막으로 한사람씩 오늘의 소감을 이야기합니다. 즐겁고 행복하고, 만나서 반갑고 또 보자. 느끼는 감정은 다 비슷한 듯 합니다. 그럼요, 얼굴에 다 그렇게 써있거든요. 청라누나가 다음엔 꼭 안동에서 보자고 하네요. 하회마을의 일몰과 병산서원의 새벽안개를 꼭 보여주고 싶다고 합니다. 다음엔 안동에서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겠네요.^^     



돌아오는 길. 여전히 비가 내립니다. 하지만 마음은 그렇게 푸근할 수가 없네요. 불현 듯 드라마 <도깨비>의 명대사가 떠올랐습니다.     



너와 함께 한 모든 시간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오늘 하루, 그랬습니다. 이런 날들이 많아지면, 그야말로 인생은 축제이자 멋진 삶이 되지 않을까요? 바로 이런 게 사는 맛이겠죠?^^




차칸양

Mail : bang1999@daum.net

Cafe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경제/인문 공부, 독서 모임



※ 공지사항 한 가지!

차칸양이 진행하는 '좋은 책 읽고 쓰기 습관화 프로그램' <에코독서방> 7기를 5월 29일(화)까지 모집하고 있습니다. <에코독서방>은 첫째, 좋은 책을 읽고, 둘째, 반드시 독후감을 작성하며, 셋째, 정기적인 독서 습관을 키우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만남을 목적으로 합니다. 6개월 간('18년 6월~11월) 자신이 원하는 권수만큼의 자유도서와 공통 도서를 읽게 되며, 월 1회의 오프모임을 통해 사회에서는 만들기 힘든 형/누나/동생의 관계까지 얻게 되는 특전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한번 하게 되면 푹~ 빠지게 되는 에코독서방의 매력,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https://brunch.co.kr/@bang1999/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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