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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Sep 05. 2019

젊음의 경영

#60, 젊음을 경영하기 위한 4가지 비책

  젊음은 그때 그 젊음을 모른다. 늙음만이 그 젊음을 안다. 나이가 드는 것을 두려워하고 거부하는 문화 속에 살면서 젊음을 모방하려 안간힘을 쓴다. '나는 아니야' 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허세 속에서 조차 술 마신 다음 날 아침이 예전처럼 개운치 않다고 투덜대고, 피로가 자욱한 안개처럼 쌓인 듯하여 내심 건강을 걱정하게 된다. 어느 날 아침 신문의 글씨를 더 멀리 놓아야 더 잘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마흔을 넘은 나이를 실감하게 되기도 한다. 젊음은 우리가 회사를 들어오는 순간부터 조금씩 멀어진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순간, 우리는 기성 세대로 서서히 편입되어 가기 시작한다. 어찌하랴. 젊어서는 돈을 벌기 위해 젊음을 쓰고 나이 들어서는 젊음을 되찾기 위해 번 돈을 쓰는 것이 인생의 역설인 것을.


  그리하여 우리는 알고 싶어 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젊게 살 수 있는 비법에 대해서 말이다. 그런게 있을까 ? 있다. 나이와 함께 더 성숙해 지고, 더 많은 인생의 모험을 탐구하는 열혈의 삶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젊음의 경영 비책을 가지고 있다. 네 가지만 여기 소개해 본다.


  첫째는 진정으로 바란다면 언제라도 아무 때나 그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라. 정말 그렇다. 신기한 일이다. 엘리자베스 핸디는 21살에 결혼하고 이내 두 아이를 가졌다. 틈틈이 자신의 일을 찾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도 하고 상담사도 했다. 자원 봉사자도 했다. 남편이 프리랜서가 된 다음 남편의 매니저 역할도 하였다. 그러다가 '나의 인생이 남편의 것이기도 하지만 나의 것이라는 내면의 소리'를 들었다. 그러자 그때 사진에 대한 열망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야간 대학을 들어갔고 아들과 함께 졸업했다. 그리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녀의 기억력은 형편없어 이름과 장소를 쉽게 잊어먹고, 새로 배우기 시작한 이탈리아어는 몇 년간 아무 진전도 없다. 들으면 금새 까먹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그녀가 찍은 사진에 대해서는 다 기억한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 그러나 그렇다. 그것이 좋아하는 일이 선사하는 기적 같은 기쁨인 것이다. 젊었을 때 보다 더 생생한 기억, 더 완벽한 이해, 이 기쁨이야 말로 우리를 웃게 한다. 그리고 웃음은 오래도록 젊음을 붙들고 있다.


  둘째는 누군가에게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 놔 보자. 낯선 사람이 가장 좋다. 여행길에 만난 사람도 좋고, 상담사라도 좋다. 꽁꽁 묶어 둔 자신의 욕망, 한 번도 꺼낸 적이 없는 뒤죽박죽의 원색적 욕망에 대해 말해 보자. 칼 융은 낯선 사람들, 그들이 나를 구해 주었다' 라고 말한다. 욕망은 어두운 심연에서 튀어나와 분명해 지는 순간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만일 요리사가 되고 싶은 데, 한 번도 요리를 해 본 적도 없고 재능도 없는 것 같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뭐라고 조언을 해 줄 것인가 ? 요리강좌에 한번 등록해 보고 재능을 찾아보라고 말하지 않겠는가 ? 바로 그거다. 글을 쓰고 싶은 데 재능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글쓰기 강좌에 먼저 등록해 보자. 그리고 열심히 재능을 찾아보는 것이다.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 진짜 욕망이 드러나게 하라. 그리고 당신이 낯선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조언을 스스로에게 적용해 보라. 그 일을 할 때, 서툴지만 열정에 가득 들떠 하고 싶은 일에 빠져있는 사람처럼 젊고 매력적인 사람이 또 있는가!


  셋째는 하고 싶은 일,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집중하라. 일단 내면의 욕망을 분출할 일을 하나 찾으면 그 일에 집중하는 것이 그 일에서 승리하는 첩경이다. 좋아하는 일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늘 장애에 부딪히고 처음 배우는 자의 고됨이 있고, 아직 충분히 계발되지 않은 재능의 장벽이 느껴지기 때문에 집중해야만 중간에서 실망하고 그만 두지 않게 된다. 모든 승리는 우리를 열광하게 하고 젊게 한다. 젊다는 것은 자신의 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창 때라는 뜻이다. 승리로 가득 찼을 때, 우리는 환호하고 열광한다. 따라서 시작한 일에 집중하여 승리를 만들어 내는 것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넷째는 오르막과 내리막의 up &down을 즐기는 낙천성을 키워가라. 우여곡절이 많은 책이 흥미진진한 것처럼, 우여곡절이 많은 인생이 재미있다. 바디숍의 창업자 아니타 로딕은 도전이 없는 삶은 살아있는 무덤이라고 여겼다. 그녀는 자신이 해 온 일에 놀라는 몽상가였고, 꿈을 현실로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고 있는 행동주이자이기도 했다. 34살에 작은 항구 도시에 보디숍 1호점을 낸 다음에 세계적 기업가로 성장했다. 그녀는 장애가 있을 때 마다 그것은 결국 '좋은 일'로 끝나게 되리라는 것을 믿었다. 그녀가 가장 미워한 것은 '늙은이'들이었다. 노화를 핑계로 무기력을 정당화 한 사람들, 그리고 더 미운 것은 아직 육체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늙어 버린 것을 증오했다. 그녀의 어머니 길다는 딱 하나의 철학으로 아니타 로딕과 자녀들을 가르쳤다. '뭐가 돼도 다 좋으니 제발 평범한 보통 사람만은 되지마라' 이것이 아니타 로딕이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좌우명이었다.


  무엇이 젊은 것인가? 자아를 재발견해 내는 것이다. 늘 새로운 모험으로 자신을 내모는 사람들, 그들이 젊은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젊음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를 위한 원고,  2011, 10월 말)



                                                                                      -- 구본형(변화경영사상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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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선생님이 말씀하신 젊음의 경영 비책 중 세 번째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1인 기업가의 삶을 선택한 지 이제 1년 8개월. 현재 저의 수입원은 칼럼, 책쓰기, 강의, 컨설팅 등입니다. 제게 있어 이 일들은 그야말로 기적이라 불릴만 합니다. 왜냐하면 불과 10년 전 이러한 일들은 저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었으니까요. 특히나 글쓰기와 관련된 부분(1권의 공저 포함 4권의 책을 출간했지만)은 일기와 독후감 외에 정식적인 글을 써본 일 없던 제게 있어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어찌보면 겁이 없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그리고 부족함도 모른 채 주구장창 계속해 쓰고 또 써 왔던 거니까요.  다행스러운 점은 글은 쓰고 또 쓰다보면 조금씩 실력이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글쓰며 고민하고, 고민의 결과로 또 글을 쓰고. 이런 반복에 반복의 거듭이 결국은 책이란 결과물로 나타났습니다.


글쓰기는 절대 쉬운 작업이 아님을, 글을 쓰며 더 확연히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그만큼 행복한 작업이기도 합니다. 나의 생각을 글이란 형태로 남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시간이 흘러 제 육신은 사라질 지언정 누군가는 제 글을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글의 위대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젊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감히 도전할 수 있었죠. 글쓰기는 제게 천직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죽는 날까지 저는 제 생각을 글로 쓰게 될 것입니다. 좋은 글, 품격있는 글, 가치있는 글, 이런 건 잘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고민하고, 열심히 쓰는 것. 그것만으로도 제게는 충분히 만족스런 글쓰기라 할 수 있습니다. 행복한 글쓰기이기도 하고요.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차칸양 아지트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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