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라이후 기본과정> 9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경제, 경영, 인문의 균형찾기 프로그램 <에코라이후 기본과정>. 이 프로그램은 정말 우연히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11년 전이네요. 2010년 회사 후배가 사내 경제 동호회를 만들어 제대로 된 공부를 함께 해보자고 권유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그냥 귓등으로 흘려 들었습니다. 속으로는 ‘내가 어떻게 그런 걸 진행해..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는데...’하는 생각뿐이었죠. 당시는 그저 재무팀에 근무하는, 글을 조금 쓰는 직원일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2년 가까이가 그냥 지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정말 벼락과도 같이 ‘이젠 해도 되겠다’란 생각이 머리를 강타했습니다.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그렇게도 모임과 프로그램에 대해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새벽 동 터오듯 밀려드는 환한 햇살을 더 이상은 막을 수 없었습니다. 이건 운명이었습니다. 아니 운명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였습니다. 프로그램의 진행방식을 구상하고, 커리큘럼을 짜고 기간과 대상, 그리고 이를 통해 무엇을 얻게 될 것인지 하나하나씩 구체화시켰습니다. 머리 속은 착착 수납함 정리되듯 깔끔하게 정돈되어갔습니다. 그러나 심장의 박동은 더 강하게 뛰고 있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고, 이를 실현화시킨다는 것이 이토록 즐겁고 뿌듯한 지 처음 느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2년 10월초, 회사 게시판에 <에코라이후 기본과정>의 첫 모집 공고를 올렸습니다. 사실 긴장되었습니다. 이 힘든 과정(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과정을 한 저에게는 크게 어려운 과정은 아니었지만)에 지원할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물론 팀내 몇몇 후배들은 반강제적으로 참여하도록 미리 이야기는 되어 있었죠. 최악의 경우 팀 후배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 명이 되었든 자발적인 참여자가 필요했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모집 마감일이 되었습니다. 조심스럽게 메일을 연 순간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려 18명! 6~7명 정도만 되어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무려 3배수 가까이 되는 인원이 지원하다니.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공부에 목말라 하는 사람이 많았구나..
2012년 10월 31일 수요일은 제 인생 중에 잊지 못할 하루가 되었습니다. 이제 막 태동한 에코라이후 기본과정 1기의 첫 상견례일이었기 때문이죠. 약 12명 정도가 참여했고, 그중 2명은 너무나도 고맙게 휴가까지 내고 지방(대전과 광주)에서 올라온 친구들이었습니다. 에코라이후의 대표 리추얼이 된 반말게임 그리고 헤어질 때의 허그까지, 우리는 첫 모임 만으로도 상당히 돈독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벌써 8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1기를 지나 2기부터 8기까지 약 70명의 사람들과 울고 웃으며, 때로는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과 감동을 나누며 관계를 맺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이제는 9기 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실 고비도 있었습니다. 2기 때는 2명 밖에 지원하지 않아 프로그램이 존폐 위기에 몰렸었죠. 다행이 친분이 있는 회사 후배들을 동참시킴으로써 무사히 2년째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6기 때부터는 제가 회사를 나와야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직장인이 아닌 1인기업가로서 프로그램을 운영했었죠. 작년 8기 때는 코로나라는 암초 때문에 오프 모임이 보류되어 제대로 된 진행이 어렵기도 했고요. 이외에도 돌이켜보면 매년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기수가 없었던 것 같네요. 어쨌든 에코라이후 기본과정과 함께 크고 작은 일들, 그리고 겪어보지 못했던 여러 상황들을 맞이하며 저와 회원들 모두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는 듯 합니다.
매년 그렇지만 새로운 기수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설레임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누구를 만나게 될까,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까, 또 어떤 변화를 찾아낼 수 있을까, 1년이 지났을 때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등등.
얼마전 읽었던 책 중에 카피라이터 유병욱님의 <생각의 기쁨>이 있습니다. 그는 “우리는 모두 하나의 책장이다.”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왜 책장일까요? 그는 사람을 하나의 책장에 비유합니다. 아시다시피 책장은 책을 보관하는 곳입니다. 어떤 책이든 넣을 수 있죠. 하지만 책장마다 그 한계가 있는데, 크기에 따라 넣을 수 있는 양은 정해져 있습니다. 또한 어떤 책을 보관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도 있고, 또는 방치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도서관이 사람들로 북적여야 제 기능을 할 수 있듯, 책장 또한 그 안에 담긴 책을 보러 사람들이 찾아와야만 책장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의 책장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내 주위에 좋은 책장이 모이게 하려면, ‘나’라는 이름의 책장에 사람들이 더 많이 들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꾸준히 가꿔야 할 겁니다. 시간을 들여 틈틈이 새 책을 들여놓아야 할 겁니다. 매번 같은 책을 읽으러 찾아오는 건 지겨울 테니까요.
책장이 크기에 비해 실속이 없다면, 과감하게 책장 크기를 줄여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자기 능력을 냉정히 판단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겁니다. 무엇이 변치 않는 본질이고, 무엇이 발맞춰야 할 시대의 흐름인지를 판단하는 것도 중요할 겁니다. 그 기준을 통해 보강할 책들은 더하고 버릴 책들은 과감히 버리는 거죠. 선택과 집중, 그리고 꾸준한 변화, 한번 들렀던 사람들도 다시 오고 싶은 책장이 되는 비결입니다.
-- <생각의 기쁨>(유병욱 지음) 중에서 --
자산의 책장 안에 담긴 한권 한권의 책들은 지식과 지혜가 체화된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삶과 경험, 그리고 땀과 시간이 녹아들어 만들어진 책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이자 선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그런 책을 최소 한권은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완성본인지 혹은 현재 집필 중인 책인지, 그도 아니라면 이제 서문만 작성된 책인지 정도가 다를 뿐입니다.
사람은 책장이기도 하지만 한권의 책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삶과 영혼이 담긴 책에는 크든 작든 배워야 할 점과 교훈이 가득합니다. 우리는 그런 책이 되기 위한 인생을 살아야 하고, 그런 책이 되기 위해 다른 책으로부터도 배워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야 하는 이유이며, 또 만남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에코라이후 기본과정>을 진행하며 70권의 책을 만나 무척이나 행복했습니다. 더불어 매년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저뿐 아니라 함께 한 기수별 회원들도 같은 생각을 가졌을 겁니다. 겉으로는 그냥 평범했던 사람이 왜 그토록 아름다워 보이는지, 별 것없어 보이던 사람이 왜 그렇게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는지, 그리고 그 사람으로부터 무엇을 배움으로써 내가 성장하게 되는지. 장면 장면이 감동적이고 짜릿했습니다. 9기를 만나 이제 또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다니 저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9기가 끝은 아닙니다. 욕심으로는 20기, 30기까지도 하고 싶습니다. 아니 죽을 때까지 이 프로그램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게는 이 과정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입니다. 사람을 만나 이토록 진솔하게 그리고 뜨겁게 삶에 대해 이야기나누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때론 감당할 수 없는 무게에 힘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매번 모임이 끝날 때마다 서로를 힘주어 안을 때마다 그 무거움은 스르르 낮춰집니다. 사람마다의 힘을 믿기에, 우리는 또 한발짝 삶의 여정을 향해 발걸음을 디딜 수 있습니다.
인생을 나누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뜨겁게 소통하고 나눌 <에코라이 기본과정> 9기를 설레임을 안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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