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ur hands
분주히 하루를 보내고 식탁에 앉아 맛있는 밥을 먹는다.
열무김치에 메추리반찬에 마늘쫑과 지글지글 누렇게 구운 고등어를 먹으며 마음을 쉰다. 집에선 냄새 때문에 구이는 되도록 하지 않아 더 맛있다. 지금 행복한 거지...
나는 나를 쉬고 싶은게다.
그냥 번잡하고 뭔지 양에 차지 않아 불만이 가득한 날, 그렇다고 열심히 했는데도 찌뿌둥한 오늘이다.
피아노 four hands (드뷔시 쁘띠끄)를 위해 선생님과 곡을 완성하는 단계다. 배 위에서 보트를 타며 즐기는 아주 밝고 아름다운 곡이다. 연주회는 일주일 정도 남았으므로 그럭저럭 시간이 지나갔다. 더 아름다은 음을 내라고 하는 데 나는 툭툭 끊기는 음으로 행진곡처럼 치고 있다. 이때 느끼는 절망감이란/
내가 다니는 위드 피아노엔 아주 잘 치는 청춘들이 의외로 많다.
그럴 때마다 조금만 더 젊고 싶다는 본능적 서글픔이, 그렇지 않았는데 매사 쭙쭙 자신감이 사라지는 걸 안다.
무수히 나를 반복하여 관찰한다.
나이 탓을 누군가 할 때 핑계가 아닐까 했던 것이 '너도 나이 들어봐라' 한다.
그럭저럭 대충은 피아노에선 통하지 않는다. 갈수록 音은 들리는 데 레슨의 한계에 다다랐나 싶어 주눅이 든다. 쇼팽 연습곡은 다시 다시 기초를 언급하는 수준으로 음을 만드는 일로 산을 오르는 기분이다.
학원에서 최고 고령자인 나는?
언제까지 배울 거야?
‘엄마는 뭘 믿고 그렇게 자신감이 있어?’
그런 엄마가 늙고 있단다, 딸아.
그럭저럭 하루가 또 지나간다.
느슨한 구닥다리 삶으로 돌아갈 날이 오는 걸 늦추어 보려 나는 안간함을 쓴다. 그래도 즐기는 피아노를 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