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에는 거울이 너무 많아,
흐트러진 머리의 내 얼굴이 보인다.
거울을 보고 오른쪽의 귀걸이를 마저 꽂다가,
창밖에 보이는 나무로 청설모가 오르며 주변을 살핀다.
날씨가 쌀쌀 해져 코트 깃을 여미다가,
조금 열린 문틈 사이로 TV를 시청하시는 엄마의 다리가 보인다.
샤워를 마치고 젖은 머릿수건으로 휘감고 고개를 들다가,
열린 옷장에 빨래처럼 싸인 정리 안된 옷들이 보인다.
외출하려고 핸드백에 휴대폰과 차키를 챙겨 넣으며,
며칠 전 정전으로 꺼졌던 시계가 틀린 시간으로 깜박거린다.
내 방에는 거울이 너무 많아,
직접 보아도 될 것들을 쓸데없이 시선을 나눈다.
거울은 나 대신에 참 많은 것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