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여름호(129호) - 편집자의 글
https://www.youtube.com/watch?v=_UcsPnbwqe4
2020년은 한국 근현대사를 자주 되새길 수밖에 없는 해입니다.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4.19 혁명 60주년 등이 그렇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와 인권 존중의 가치를 되돌아볼 수 있는 한 해라 할 것입니다. 그만큼 많은 역사 선생님께서 근현대사 수업을 준비하시며 고민이 깊으실 것 같습니다.
올해 전역모는 이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많이 기획하고 진행 중입니다. 회보는 이를 충실히 독자 선생님들께 전하고 충실히 기록할 계획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선생님들의 수업에 영감을 드릴 수 있는 기획들로 여름호를 꾸려 봤습니다.
2020년 상반기 직무연수는 한국전쟁에 대한 강좌들로 풍성하게 채워졌으며 직무연수 상 처음으로 전면 온라인 비대면 플랫폼을 통해 실시되었습니다. 고동민(제주중앙여고) 선생님께서 충실하게 기록해주신 직무연수 후기를 통해 그 열정의 순간을 되짚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수업이야기에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수업에 관한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김영주(광주 성덕고) 선생님의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비롯한 민주화운동 수업에 대한 글을 주목해주세요. 김 선생님은 지난 해 민주주의를 중심으로 현대사 수업의 재구성안을 제안하는 보고서 집필에 참가하셨습니다. 또한 5.18을 주제로 현장체험학습을 다년간 다녀오신 김현정(경기 소하중) 선생님의 실천사례도 함께 합니다. 지난 호에 이어 초협력교실에서는 4.19 혁명 수업에 대한 두 전문가(홍석률 교수님, 배성호 선생님)의 제안과 조언을 정리하여 실었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여름방학과 함께 발간되는 여름호를 통해 매번 ‘지난 1학기’의 안부를 여쭙게 됩니다. 2020년에는 그런 안부를 여쭙기에도 참 죄송스럽습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현장의 역사 선생님들이 분투해내시는 과정들을 들여다보면 더 그렇습니다. 우리의 일상이 특별한 것이었고 맘 편히 안부를 묻는 행위가 얼마나 행복한 것이었나를 체감하게 됩니다. 그 ‘당연한 것들’을 기약하는 마음에서 회보는 이와 관련한 원고들을 준비하였습니다.
우선 ‘특집’입니다. 여름호부터 겨울호까지 3회에 걸쳐서 긴 호흡의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특집 ‘코로나 시대의 역사교육’이 바로 그것입니다. <역사교육> 편집부는 최근 실시되고 있는 현장의 여러 변화에 대한 찬사 어린 호들갑이나 비관에 빠진 회의 모두를 지양하려고 합니다. 현장에서 묵묵히 임하면서도 교육적 함의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희망 어린 전망을 전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여름호에서는 그 첫 번째 순서로 코로나 시대에 분투하는 역사교사들의 다양한 모습을 전하려고 합니다. 8명의 선생님들이 동참해주셨습니다.
젊은 선생님들의 수업 에세이 ‘고민보다GO’에서는 정의진(강원 문막고) 선생님의 코로나시대 분투기를 들여다보실 수 있습니다. 아, 새로운 연재인 ‘역사교사를 위한 역사수업’도 소개드립니다. 영화평론가 최은 님과 함께 시대를 통찰하고 수업에 도움이 되실 영감들을 함께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최 평론가님은 그 첫 시작으로 바이러스 창궐과 관련한 디스토피아를 다룬 영화들을 다루어주셨습니다. 윤종배(서울 명일중) 선생님의 객관식 평가에 대한 평가혁신 기획연재 글도 잘 살펴봐주시고요.
촛불시민혁명 이후 비상식이 상식의 너머로 나아가려고 노력하는 움직임들이 곳곳에서 일어났습니다. 장미 대선 이후 대통령이 직접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 폐기를 선언했었죠.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지난 5~6월, 문명교육재단이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를 반대한 교사들에게 징계를 강행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마치 지금이 2016년 이전이 아닌가 착각했을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뜻한 통찰을 항상 담아오셨던 한민혁(경북 해마루중) 선생님은 현장에서 이들과 연대해온 경험을 담아 만화를 그려주셨습니다. 또한 해당 이슈에 대한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인터뷰로 정리해서 실었습니다. 문명고에 근무하시는 최재영 선생님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분단체제나 친일청산과 같은 과제들 역시 우리들이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는 화두입니다. 판문점 선언 이후 쉽게 올 것 같았던 남북의 평화 역시 최근 어려움에 부딪혔습니다. 이에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님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의 한반도 정세에 관해 좋은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이용기(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님은 ‘친일청산’에 대한 새로운 차원의 접근법에 대해 연재 글을 통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지난 7월, 백선엽 사망 이후 다시 불붙은 이 주제에 대해 여러 차원의 고민을 던져줄 좋은 글입니다.
올 상반기도 여러 가지 큰 이슈와 사건으로 마음 깊이 번민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는’ 태도로 일상과 마주하는 선생님들에게서 희망을 봅니다. 평화와 인간 존엄을 현실 속에서 탄탄히 하는 문제도 그런 자세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요? 역사이야기의 코너 ‘대담:역사교사가 묻고 지성이 답하다’에서는 세 번째 순서로 박태균(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님을 모시고 전쟁과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개 인터뷰를 진행한 이번 대화에는 많은 선생님들이 함께 하시기도 했지요. 그 순간을 지면을 통해 나마 엿보시길 바랍니다.
박혜정(경기 정평중) 선생님께서 알차게 정리해주신 <기억전쟁>(임지현 저)에 대한 서평도 꼭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저자를 만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만나서’ 코너에서는 4.3 사건을 다룬 만화 <빗창>을 그리신 김홍모 화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으니 역시 일독을 권합니다. 지난 호부터 연재를 시작한 안민영(경기 북인천중) 선생님의 코너 ‘소소한 미술사’(이번 호부터 코너 명칭을 변경하였음을 알립니다)도 기대해주십시오. 경계인 예술가인 변월용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현 상황이 끝나기를 소망하며 결승점을 향하듯 그동안 열심히 달려와주셨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는 결승점이 보이지 않는 막연함의 연속입니다. 애초에 결승점이 없는 것을 알고 뛴 것이 아니라 고비를 넘어 다음 고비를 예비하는 심정으로 달려왔던 터라 더욱 마음과 몸이 지치셨을 합니다. 이전의 일상이 가물가물할 정도이니까요.
그럼에도 우리들의 ‘일상’은 이어집니다. 그리고 일상을 이어가는 힘이 의지와 연대에 있다는 걸 새삼 되새기게 됩니다. 전국에서 노력하시는 역사 교사들의 소식들을 회보를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에도 각지에서 희망을 틔워가는 지역모임 소식도 엿보시고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던 초보교사 연수(역사교사 수업비법 나눔 페스티벌)의 기록을 남겨주신 송미균(충북 대천여고) 선생님의 글도 일독을 권합니다. 믿고 읽는 ‘장콩’ 장용준 선생님의 인터뷰에는 부산의 정연두(부산산업과학고) 선생님이 초대되었답니다.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셨던 정 선생님의 경험담, 기대해주세요.
신설 코너 ‘뒷담회:회보 읽는 독자 간담회’는 독자 선생님들과 편집부원들이 직접 만나 지난 호에 대해 비평과 의견을 나눈 ‘뒷담화’를 담고 있습니다. 날카롭고 애정 어린 독자들의 말씀에 편집부원들은 정서적/지적 충만함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앞으로 해당 지면을 통해 독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편집부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하려고 합니다. 회보 <역사교육>은 현장의 선생님들과 같이 희망의 이야기들을 가꾸어 나갈 것을 앞으로도 약속드립니다.
추신 : 눈치 빠르신 독자 선생님들은 아셨겠지만, 이 글의 표제는 물론 각 문단의 소제목들은 대중가요 <당연한 것들>(이적)의 가사에서 따온 것입니다. 황량한 시대에 인간다움에 대해 돌아보게 만드는 아련한 이적의 노래. 우리 역사 교사들의 수업도 아이들에게 그런 의미로 남을 수는 없을까요? 회보 <역사교육>은 앞으로도 그 고민을 함께 나누는 친구가 되어드릴 것을 또다시 다짐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mwC70kRFI&t=135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