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변화했다. 분명 그렇다. 그런 나 자신을 느끼려면 귀찮음을 따라선 안된다. 변화한 자신을 스스로에게 증명해 보이고 싶다는 건 나의 심장이 하는 소리이지만, 귀찮다는 건 외부의 유혹이다. 증명하고자 함은 내 안의 나에게 귀 기울이는, 자신에 대한 배려다. 여행은 나에 대한 배려의 방법 중 하나이다. 시간에 대처하고 사람과 풍경을 보는 방식에서 내가 변화함을 느낀다.
손바닥만 한 창문으로 옆건물 벽만 보이는 호텔방을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바뀐 방은 창이 크고 강과 다리가 보인다. 사람은 밖을 바라보아야 한다. 밖이 내게 들려주는 소리, 보여주는 변화, 들이비춰주는 볕이 나를 어떻게든 움직이게 한다. 여행자는 외부에 나가있는 특파원으로서의 자신과 늘 교신하며 내부에서 꿈틀대는 자신을 건드리고 자극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