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그것이 그곳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가야 한다.'라는 당위 하나로 그저 가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무언가를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해야만 할 것이 보이고 느껴지니까 하는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나 자신에게 다가갔던 첫 이벤트는 내가 먹과 화선지를 선택함이다. 아니, 그것이 자연스럽게 나와 결합함이라 해야 맞겠다. 나의 작업이 어떻고, 작업의 의미가 어떻고이기 이전에 나의 본성을 따른 최초의 단계이다.
그 '본성'이라는 것은, 땅이 내게 선사한 가장 '나 다운 것'이면서 잠그지 않은 자물쇠처럼 '나를 떠날 수 있는 자유'를 동시에 제공하는 것이다.
나 자신에게 다가가 나로서 존재함에 감사하고 나를 떠나 그저 무엇으로든 존재함에 또한 늘 감사하며 산다며는! 땅은 언젠가 내게 갑작스러운 이벤트를 또 선사하겠지! 광장에 불쑥 나타나 나를 위해 열연하는 버스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