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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티로스 Jul 01. 2024

다시 글을 쓰는 이유

그래도 글쓰기가 숨쉬기이다.

브런치로 글을 써내는 것이 7~8개월 만이다. 7~8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은, 타이핑 할 때의 어색함이다. 예전에 글루틴이라는 프로젝트로 글을 쓰고 할 때는, 글을 쓰기 시작한 풋내기라서(지금도 글초보라는 생각은 변함은 없지만..) 아무 고민 없이 생각나는 대로 타이핑 치고 한 것 같은데, 이제 다시 브런치로 글을 쓰려니 많이 어색하다. 근데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이 어색함도 며칠 뒤에는 자연스러움으로 바뀌어있을 것이라는 것은 여러 경험들을 해 봤을 때, 그런 확신이 있다. 


정말 그런 확신은 있지만, 아직까지 어색한 것은 사실이다. 살아내는 것이 그렇게 여유를 찾은 것도 아닌데, 또 바쁘기도 매 한 가지인데, 또다시 매일 글쓰기 프로젝트(#몹쓸 글쓰기, 알레 작가님 운영)를 다시 찾은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이 오늘의 글쓰기 주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매일 글쓰기 #글루틴을 그만둔 것은 작년 12월쯤인가 보다. 1인 영어학원을 하다 보면, 하루 일과가 참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1인 학원이다 보니, 학원에 수업, 이벤트, 상담, 홍보, 광고 등을 혼자 다 해야 했다. 그리고 나의 성향이 '이왕 하는 거 좀 더 잘해 보자'는 주의라서 가능한 한, 설렁설렁하는 것을 멀리한다. 그런 성향이라서, 무슨 일을 할 때, 힘을 많이 쓰는 타입 같다. 달리기에 비유하자면, 100미터 달리기 할 때, 전력질주를 하는데, 100미터 달리기 하면서도, 숨을 참고 100미터를 뛰어내는 그런 타입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렇게 숨을 참고 전력질주 하듯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나의 정체성을 채우는 것인 줄 알았다.


작년 글쓰기를 그만할 때, 학원 수업과 나의 커리에 도움이 될 만한 새로운 수업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그 새로운 프로젝트에 나의 에너지를 100프로 써야 할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하루 시간은 24시간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바쁜 일정 중에 2~3가지 프로젝트를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말 그래도 글쓰기가 싫어서 글 쓰기를 그만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 당시에 글쓰기에 회의감이 들었던 것은, '퇴고'의 문제였다. 그 당시 브런치에 글을 내어 놓을 때도, 정말 아쉬웠던 것이 '퇴고'의 시간이었다. 당연히 글을 쓰고 할 때, 아무 생각 없이 글을 써내는 것은 아니었지만, 뭔가 정제된 맛이 없고 그저 생각나는 대로 끄적여 내는 것이 '과연 글쓰기 맞나?'라는 회의가 들기 시작한 즈음. 글쓰기를 그만둔 것 같다. 


그러면, 7~8개월이 지난 지금. 왜 다시 #알레 작가님을 찾아서 글을 써 보려 하는가.




글쓰기가 오히려 '숨쉬기'였다. 


우리는 바쁘게 삶을 살아가는데 정신없이 살아낸다. 좀 전에 말한 것처럼, 100미터를 뛰는데 전력질주를 하듯이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하루 바쁘고 열심히 살면서, 하루를 마감할 때, '그래, 오늘도 나는 쉼 없이 열심히 살았어! 잘했어! 네가 열심히 사는 것이 정체성을 채우는 것이야!'라고 나를 다독이며 나를 위안시켰다. 내가 한 행동들이 맞다고 나에게 칭찬을 해 주어야 되고, 그래야 나의 존중감을 내가 채워주면서, 그런 자존감으로 다른 일들을 잘해 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글을 쓰지 않는 기간 동안, 나름 괜찮았다. 나름 원했던 성과도 낸 것도 있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괜찮았던 것 같다.


하지만, 뭔가 아쉬웠다. 100미터를 뛰는 데, 숨을 참고 전력질주를 하는데 100미터가 끝났음에도 숨을 못 쉬는 것처럼 느껴졌다. 왜 100미터 전력질주하고 나서, 피니셔 라인에서는 숨을, 있는 한 세게 쉬어 헐떡이지 않나. 바쁜 숨을 쉬려고 가슴을 쥐어짜며 가슴을 들었다 났다 하면서 큰 숨을 헐떡이곤 한다. 하지만 어느샌가부터 100미터를 뛰긴 하는데, 그 가쁜 숨을 쉬지 않고, 또 다른 전력질주에 들어가는 생활을 하는 것 같았다. '뭐 이렇게 여유가 없지?' '뭐 이렇게 정리가 안 되는 것 같지?' 이런 생각이 자주 들었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열심히 뛰어가는 것도 좋지만, 분명히 다음 100미터 시합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숨을 쉬어 주어야 한다. 그 가뿐 숨을 충분히 내 쉬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시합에서 제대로 된 컨디션으로 시합에 참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중간에 충분히 숨쉬기가 마치 글쓰기 같았다. 일과 일 사이에 숨을 쉴 수 있는 공간. 그 공간이 글쓰기처럼 느껴졌다. 글을 쓰면서 복잡한 머릿속을 한번 정리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 그게 내가 생각하는 글 쓰는 이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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