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게의 휴무일은 일요일이다. 주 5일 근무제가 생긴 지도 꽤 오래되었고, 이제 주 4.5일제를 이야기하고 있는 시대인데, 우리 가게는 주 6일 근무다. 가게가 열려 있는 시간도 하루 13시간이 넘는다. 그러니까 일주일에 하루는 정말 쉬어도 되지 않을까?
일하는 사람이 더 많아 돌아가면서 일할 수 있다면 일요일도 문을 열 수 있겠지만, 우리 가게는 돌아가면서 일할 대체 인력은 없다. 누구 하나 빠지면 엄청 힘들어지는 구조니까 정말 일요일 하루는 쉬어야 한다. 쉰다고 해서 집에서 누워있는 건 아니지만 일을 하는 시간이 아니라 나름의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도 만나고, 놀러도 가고, 취미 생활도 즐길 수 있는 그런 시간 말이다. 주 6일을 가게에 묶여있다 보면 가게 일 외의 다른 사회생활은 어려워진다. 그러니까 정말 일요일 하루는 쉬어야 한다.
그런데 예전에는 일주일에 이 하루마저 뺏기는 날도 생겼었다. 물론 나는 쉬지만, 엄마, 아빠는 일하게 되는 그런 날 말이다. 바로 아는 사람의 김밥 주문 때문이었다.
전화로 일요일 김밥 주문이 들어오면 "일요일은 휴무예요."라고 이야기하면 대부분 알겠다고 하고 끊는다. 그러나 엄마나 아빠와 친분이 있는 아는 사람은 가게로 와서 이야기를 한다. 일요일에 김밥이 필요한테 해주면 안 되겠냐고... 나는 일요일은 휴무라고 말하지만 엄마, 아빠는 시간부터 확인한다.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해주겠다고 한다. 나는 이게 참 못마땅했다. 쉬는 날인데, 왜 일을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면 엄마는 "좋은 게 좋은 거야. 어차피 노는데, 놀면 뭐 해. 일하면 좋지."라고 했다. 엄마, 아빠가 일정이 있으면 안 된다고 거절을 할 때도 있었지만, 일정이 없다면 아는 사람의 김밥 주문은 받았었다.
코로나 시절을 지나면서 일요일 김밥 주문은 자연스레 없어졌다. 그리고 엄마, 아빠도 아는 사람이 주문을 해도 일요일은 쉬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엄마, 아빠도 점점 나이가 드는구나를 실감하게 된다. 이제 아빠는 일요일 하루는 쉬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루라도 쉬지 않고 일하면 힘들어서 안된다고. 엄마도 하루는 쉬어야 한다는 말에 조용히 동의하는 것 같다.
일요일 하루라도 온전히 쉬는 날을 갖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조금 더 바란다면, 가게 문 여는 시간을 조금 더 늦추고 브레이크 타임도 조금 더 늘려서 엄마, 아빠의 노동시간을 조금 더 줄이면 좋겠지만,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으니, 일요일을 지키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