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마니아 모녀

by BABO

우리 모녀는 드라마를 아주 많이 좋아한다. 엄마는 내가 어릴 적에는 많이 봤지만, 내가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쉬지 않고 장사를 했기 때문에 볼 시간이 없었다. 심지어 예전에는 일하는 시간도 길어서 좋아하는 드라마를 볼 수가 없었지만, 이제는 볼 시간이 조금은 생겼다.


바로 가게가 한산한 시간! 오후 2시 ~ 6시 사이에 드라마를 볼 시간이 생겼다. 엄마가 드라마를 볼 수 있었던 시절에는 본방송이 아니면 볼 수 없었지만 요즘은 각종 OTT들로 인해 원하는 시간 언제든지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 모녀는 오후 2시가 되면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다.


물론 손님이 오면 엄마는 바삐 움직여야 하지만, 그래도 소리로 듣고, 오며 가며 보고, 놓친 부분은 나에게 물어보면서 드라마를 본다. 정말 다양하게 드라마를 볼 수 있어서 좋다. 옛날 드라마부터 최근 종영 드라마까지 고르는 맛이 있다. 다만 종영이 되지 않은 드라마는 잠시 기다렸다가 종영이 확정이 되면 보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엄마와 나는 하루에 2~4편의 드라마를 보게 되는데, 그러면 보통 일주일이면 한 개의 드라마를 다 볼 수 있다. 그래서 종영이 되지 않은 드라마는 시작할 수 없다. 기다리기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드라마에 푹 빠져 있을 때, 손님들은 가게에 들어오면서 꼭 질문을 한다.

"식사되나요?"

그러면 엄마는 "그럼요."라고 대답을 하고 주문을 받는다. 드라마를 보고 있다고 해서 장사를 안 하는 것은 아니니까 얼마든지 주문하셔도 된다. 우리 가게에 왔을 때, 우리 모녀가 드라마를 보고 있다고 해도 어려워하지 말고 주문해 주시면 좋겠다.


재밌는 드라마를 틀어놓으면 손님들도 함께 웃으면서 보고, 슬픈 드라마는 함께 훌쩍이면서 보게 된다. 특히 감정 기복이 심한 우리 엄마는 드라마의 화면에 따라 웃음 활짝, 눈물범벅이 아주 자유자재로 된다. 조금만 슬퍼도 눈물이 또르르 떨어지는 모습이 나는 참 신기하다. 그래서 엄마가 울고 있을 때,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웃게 된다.


드라마를 틀어놓으면 안 좋은 부작용도 있다. 가끔 손님들이 집에 안 간다. 드라마에 빠져서 밥 먹는 속도도 엄청 느려지고, 밥을 다 먹어도 일어나지를 않는다. 엄마와 나는 차마 가라고 말도 못 하고 그냥 둔다. 그런데 가끔 가게가 끝날 시간까지 드라마를 틀어놓을 때가 있는데, 그때 손님이 집에 가지 않으면 난감하다. 그럴 때 엄마는 과감히 TV를 꺼버린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집에 갈 수 없어서 어쩔 수 없다.


장사를 하면서 잠시 틈나는 시간을 이용해 엄마와 드라마를 보는 시간이 나는 참 좋다. 엄마와 함께 취미를 공유하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다. 가끔 지나치게 많이 물어보면 귀찮아 짜증을 내기도 한다. 그래도 이 또한 나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는 것을 알기에, 내일도 또 엄마랑 티격태격하면서 함께 드라마를 볼 것이다. 함께 드라마를 보고 싶으시다면 점심장사가 끝난 후 한가한 시간에 찾아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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