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28 보이스피싱

은행원으로 살아남기 - 과장 도전 중

by 차한잔

띵동 -

오늘의 첫 손님.

어라. 나이 든 어머니와 젊은 아들.

평일 오전 은행에서 보기 힘든 젊은 아들과 상심 깊어 보이는 엄마가 함께 착석하다니 보이스피싱 업무겠다.

당신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되었다며 돈을 국고계좌로 보내라는 전형적인 금감원 사칭 피싱.

장장 여덟시간에 걸쳐 10번의 통화로 가족까지 위협하며 피해자의 판단력을 흐리게 한 금감원 직원과 검찰 때문에

1억을 모으면 투병 중인 남편에게 보여주겠다며 평생 조심히 모아 온 그 구천만원을 단 세번만에 송금해버린 손님.

하루가 지나고도 이틀이 지나서야 사기였음을 깨닫고 아들과 함께 경찰에 신고했지만 무미건조한 경찰조사가 끝난 후 마지막 희망을 잡으러 온 은행에서 눈물을 펑펑 흘리던 모습.

지난 고생의 시간과 희망을 조롱하는 보이스피싱.


500만원 이상 이체 시 필수 작성해야하는 고액인출문진표에 '인테리어 자금'이라 쓰고 삼천만원을 송금했다가 한 달 후 구제 신청하러 온 손님. 보이스피싱범이 인테리어 자금이라고 쓰라고 했다던.


12월 들어 유난히 많아진 보이스피싱 피해자들.

주에 1명 꼴로 처리하던 보이스피싱 피해구제(라고는 하지만 은행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상대 계좌 동결을 위한 협조 요청 정도)가 주에 3명으로 늘어났다.

보이스피싱 전화를 한 번도 받은 적 없던 나도 등기 발송을 했으니 직접 수령하겠냐는 등기소 피싱 전화를 받아보았으니

이제는 세상 모든 사람이 내 이름, 전화번호, 주소를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편하겠다.


보이스피싱.

예방보다 처벌이 우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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