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는 화장품 샘플, 한번 팔아볼까?
푼돈 벌려다, 큰 코 다칠 수 있어요!
중고장터
상품명: 화장품 샘플
희망가격: 0000원 (무료배송)
선호거래지역 : 서울시
상세설명: 샘플들이 너무 많아서 팝니다. 다양한 제품들 자신에게 맞는 제품 찾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해요.
'화장품 샘플 팝니다'라는 문구를 검색창에 입력하면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 글이다.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 이처럼 샘플 화장품을 판매한다는 글이 게시됐는데..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린 이 판매자의 글은 죄가 될까? 아니면 괜찮을까?
정답부터 이야기하면, 죄가 된다.
견본품, 샘플이란 말 그대로 제품 홍보나 테스트를 위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화장품이다.
따라서 무상으로 제공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판매자들, 또는 이를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또 다른 소비자에게 유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거래 단위가 백단위에 이르는 대규모 샘플이 금전 거래되고 있다. 해당 판매 글에 따르면 브랜드의 샘플 거래단위는 최소 30장에서 최대 120장으로 가격대는 8000원대부터 2만원대까지다.
하지만 샘플 화장품 판매는 엄연히 불법이다.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공식적으로 화장품 샘플의 판매가 금지되었다. 제조일자나 사용기한이 기재돼 있지 않고 성분과 사용상 주의사항 등의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소비자의 위험이 크다는 지적에 따라 2011년에 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단, 샘플로 구성된 스타트 키트나 트래블 키트 등은 판매 가능한데, 이를 위해서는 용기나 박스에 사용 기한, 전성분 등 식약처의 화장품 표시 기준에 해당하는 내용이 다 기재되어야 한다.
화장품법에서는 판매의 목적이 아닌 제품의 홍보ㆍ판매촉진 등을 위해 미리 소비자가 시험ㆍ사용하도록 제조 또는 수입된 화장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화장품법 제 37조는 동법 16조 등을 위반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실제로 헌법재판소는 최근 샘플화장품을 판매하다 형사처벌을 받은 한 화장품 판매업자가 낸 헌법소원사건에 대해 만장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장씨라는 인물이 쇼핑몰을 통해 7개월 동안 샘플 화장품 2억7000여만원을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이 사건 위헌소원을 냈고, 장씨는 샘플 화장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이를 어긴 사람을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한 화장품법 제16조 ‘판매 금지에 관한 부분’ 조항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한 것.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사용기한과 사용할 때 주의사항 등에 관해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샘플 화장품 유통으로 국민 보건에 위해가 초래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샘플 화장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그 위반자에 대해 형사상 제재를 가하는 것은 샘플 화장품 판매에 따른 부작용 발생을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화장품 샘플의 판매는 화장품 법 위반에 해당 돼 불법인 셈이다.
관련 법이 있어도 유명무실해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모르는 게 죄예요?' 라는 말이 있지만, 그렇다. 이제는 모르면 죄다. 앞서서도 이야기했지만 샘플 화장품을 판매하다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으니, 샘플은 절대 사서도 팔아서도 안된다는 점을 소비자들도 명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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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박주연
경제전문채널 아시아경제TV의 앵커이자 박주연의 팝콘경제를 연재하고 있는 박주연입니다.늘 어떻게 하면 좋은 정보를 조금 더 쉽게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연구합니다. 취재를 통한 경험으로 생활 속에서 알아두면 유용한 경제상식들을 전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