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

by 반포빡쌤

꾸준히 하는 것, 잘 안되네요.

오랜만에 아침 등산을 다녀왔습니다.


등산 처음에는 이어폰으로 무엇인가 들으며 공부하는 마음으로 거창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눈 오는 겨울에 발을 삐끗해서 한 번 휘청한 후에는, 겸손한 마음으로 기본에 충실하기로 했습니다.


걸을 때, 코로 숨쉬기, 가슴 살짝 펴기, 배꼽과 엉덩이에 살짝 힘주기. 전문가들이 말하는 걷기 기본기입니다.


기본기. 이 단어 들을 때 늘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이 첫 책 제목뿐만 아니라 책 커버 디자인이며 그의 옷과 그의 말을 들어보면 그냥 빼고 빼고 또 빼는 기본기의 정석 같습니다.


기본기에 충실한다는 것은 더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많은 트로피며 상패 같은 것 하나 없는 손흥민 집같이. 좋은 인테리어의 예.


최근에 나온 그의 두 번째 책 제목,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솔직히 책 내용은 궁금하지 않습니다. 책 제목만으로도 한 권 다 읽은 느낌입니다. 너무 좋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최고의 책 제목입니다. 버린다니..


아들의 기본기를 채우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7년을 투자했다고 합니다.

18살 이전에는 슛 연습도 절대 안 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근육에 무리가 가면 안 된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축구 선수가 슛 연습을 안 하다니요.

축구 기본기의 비밀은 슛이 아니라 공 컨트롤에 있다고 합니다. 패스 드리블 공 컨트롤 등 공을 다룰 줄 아는 것이 기본기.


손흥민은 이 기본기로 인해, 완벽히 양발잡이가 될 수 있었고 몸의 밸런스가 만들어졌습니다.


축구에서는 위를 보고 삶에서는 아래를 보라.

아이들 일에 실패란 없다 오직 경험만이 있을 뿐.

그의 이 말들을 보니 기본기에 대한 그의 철학과 소신의 배경을 알 수 있습니다.


링컨도 기본기를 말했습니다. 나무를 벨 시간이 여섯 시간이 주어진다면 네 시간 동안 도끼날을 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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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고 재미도 없는 기본기, 계속 친해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손웅정, 좋은 아빠인 것은 너무 알겠는데, 손흥민 어머니는 어떻게 생각할까? 좋은 아빠와 좋은 남편, 둘 다인가? 아니면 하나를 위해 또 다른 하나는 희생된 것인가? 이 사람만큼 어머니도 행복한가?

의미 없는 개인 가정사 궁금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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