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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by 반다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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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에 화가 차곡차곡 쌓여 인내심의 끝을 만나게 될 때

또 다른 자신의 민낯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차곡차곡 쌓여 더 이상 누를 수 없는 화는

터지기 전 김을 빼 편안해지자며 온몸에 그 신호를 보내지만

분노에 가득 찬 또 다른 자신을 이 세상에 불러내고야 만다.


오래전부터 쌓인 분노들이 입을 통해 바깥세상으로 나갈 땐 쾌감이 있다.

평소 속시원히 말하고 싶었던 생각, 머릿속에만 담아두었던 비난들이 입으로 나갈 때 나는 세상 가장 강하고, 위대한 사람이 되어 내 앞에 있는 사람을 향해 최대 화력으로 집중 사격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상대가 잘못했음을 인정하는 이야기로 내 분이 풀릴 때까지 쏟아낸다.


화내는 지금 이 순간에 대한 정당함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상대가 나에게 즉각적인 사과를 했다 해도 꽉 차있는 화가 눈 녹듯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을까?


분노는 내 안에 있고,

그 순간 내가 느끼는 감정에 따라 변화될 수 있기에

상대의 행동이나 말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렇기에 내 분노에 대한 책임은 나 스스로에게 있는 것이다.


분노 표현에 대한 당연함, 정당함을 이야기하며,

상대를 내 발 앞에 납작 엎드리게 하고 싶은 내 안의 욕망이 무엇인지 찾아볼 순간이다. 꼭 이루어야만 한다는 경직됨을 바라볼 때 분노가 원하는 순수한 목적을 확인할 수 있다.


감정은 흐르는 물처럼 멈추지 않고 시시각각 변화한다.


그 안에서 분노라는 감정은 그 순간 알아차리지 못하면 쌓이고 쌓여 연결을 막고, 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할뿐더러 상대와의 관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분노가 마음의 연결을 막기 전 나에게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실천이 필요하다.


분노는 나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내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우리가 분노를 잘 다스려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다루기 어려운 감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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