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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Jun 17. 2024

미워하는 마음

올해 1월 나는 전남편에게 이혼소장과 고소장을 받으며 사랑을 박탈당했다. 사실 사랑을 박탈당한 것이 아니라 사랑할 대상을 박탈당했다고 말하는 것이 맞겠다. 언제나 깊이 사랑하고 싶고 깊이 이해하고 싶은 내게 상처투성이에 이해불가인 전남편을 사랑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저 하나님이 내게 맡긴 일로 느껴졌다.


사람들은 내 마음에 대해서 잘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전남편에게 배신감을 느껴 분노하고 화를 내고 싶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내 입장이라면 당연했겠지만 내게는 그것이 아니다.


내게 가장 상처가 되는 것은 내 사랑을 사랑으로 받아주지 않는 것이다. 엄마도, 전남편도, 시어머니도, 이전 직장 원장님도 나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서 나는 깊이 상처를 받았고 그들이 미웠다.


나는 정말 진심으로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이런 내게 다른 사람들도 사랑을 받은 사람처럼 반응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내 환자들은 대체적으로 나의 진심에 고마워하고 기쁘게 반응한다. 그런데 내가 정말 친밀하게 사랑을 가지고 다가가는 사람들 중 어떤 사람들은 나의 마음을 자신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어 가끔은 심한 증오와 보복, 악감정을 내게 퍼붓기도 한다. 나는 이것에 매우 크게 상처를 입는 것이다.


나는 내가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내가 만난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나는 상처를 받는다. 내 마음에는 따뜻한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받기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짝사랑의 심정이 되는 것이다.

“나는 당신이 좋고 알아가고 싶으니 나를 받아들여 주세요” 의 밝은 마음으로 웃으며 다가갔는데 아무 반응이 없으면 나는 마상을 입고 살짝 삐지게 된다. 내 기준에서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 나를 안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다.


좋은 사람들은 결국엔 나를 다 좋아했다. 나를 좋아했던 사람들은 다 좋은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사람이더라도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내게 크나큰 상처를 주었다. 하나님께 순종하는지 하나님을 거부하는지 여부는 결국 자기 영혼이 선을 따르는지 악을 품는지의 여부를 보여주는 것이다. 아무리 선하고 거룩하고 하나님을 사랑했고 사람을 사랑했고, 믿음이 좋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많은 사람이라도 결국에 스스로를 속이고 하나님을 우습게 여기는 순간 나는 그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너무 상처가 되어 도저히 얼굴을 마주할 수가 없었다. 내가 하는 말들을 그들이 절대 받아들이지 않고 내게 악을 쏟아낼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들의 죄악 때문에 그 사람들을 마주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자기 잘못 때문에 나를 미워하고 두려워하지만 나의 마음은 그렇지가 않다. 내가 가지는 미움은 너무너무 서운하고 섭섭하고 야속한 마음에서 오는 미움이다. 이런 내 마음을 그들은 왜 몰라주는 것일까..


[사59:1-3]

1 여호와의 손이 짧아 구원하지 못하심도 아니요 귀가 둔하여 듣지 못하심도 아니라

2 오직 너희 죄악이 너희와 너희 하나님 사이를 갈라 놓았고 너희 죄가 그의 얼굴을 가리어서 너희에게서 듣지 않으시게 함이니라

3 이는 너희 손이 피에, 너희 손가락이 죄악에 더러워졌으며 너희 입술은 거짓을 말하며 너희 혀는 악독을 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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