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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Jun 19. 2024

낮잠

오전 강의를 듣고 점심을 먹고 대출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고양이와 함께 기절했다가 저녁에야 일어났다. 오늘 밤이 제출기한인 과제가 밀려있었지만 쌓인 피로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낮잠을 자면서 별별 헛꿈을 다 꾸었다. 조별과제, 교회에서 컴퓨터로 봉사를 하라는 얘기, 기일변경이 되지 않아 병원과 법원 어디로 가야 하나 갈팡질팡하고, 누군가에게 오해를 받는 일까지 꿈속에서 온갖 미묘한 감정들을 겪어야 했다. 지금 내 삶도 너무 바쁘고 여러 복잡한 일들이 얽혀 있긴 했다. 그래도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게 자는 고양이와 함께 낮잠을 잘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과제든 돈 문제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누워서 실컷 자 버렸다. 일어나서 조금 울고 싶은 약간의 슬픔 외에는 마음이 평안했다. 그냥 내가 할 일을 하나하나 해 나가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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