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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Jun 30. 2024

마음껏 사랑하는 것

엄마와 전화를 하는 중에 외할머니 얘기가 나왔다.

“나도 우리 엄마랑 전혀 정이 없었어. 근데 엄마가 나이 들어 병들었는데 자식들 중에 모실 사람이 없어 내가 직접 돌보게 됐는데 이제야 평생 없었던 정이 생기네. “


나는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가 사랑받지 못한 상처는 엄마가 외할머니를 사랑하면서 치유되는 거야. 사실 엄마가 외할머니에게 사랑을 못 받아서 상처를 받은 것이 아니야. 엄마의 사랑을 외할머니가 받아주지 않아서 상처를 받은 거야. 모든 아이들은 엄마를 너무너무 사랑해. 엄마도 외할머니를 너무너무 사랑했는데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힘들었던 거야. 나도 엄마를 너무너무 사랑하는데 엄마가 그걸 안 받아줘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엄마가 내 사랑을 받아줘서 얼마나 고맙고 행복한지 몰라. 이제 외할머니도 늙어서 아기가 되어서 엄마의 사랑을 받을 준비가 됐으니 엄마가 마음껏 사랑해주기만 하면 되잖아. 너무 좋지? “


엄마는 “은영아 너무 고맙다.. “ 고 말하며 울먹였다. 착하고, 순수하고, 최선을 다해 온 예쁜 우리 엄마가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가장 행복하고 축복된 삶을 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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